변산면 주민자치 연합 창립총회, 초대회장에 최기철씨 선출

변산면 주민자치연합이 창립총회를 열고 임원을 선출하면서 힘차게 돛을 올렸다.
11일 오후 창립총회가 열린 변산농협 격포지점 2층 회의실. 반짝이는 구두에서부터 흙물이 든 누런 흰고무신까지 주민자치에 뜻을 모은 주민들의 발걸음이 입구를 가득 메웠다.

지난달 18일 주민자치연합 창립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있은 지 23일 만에 220여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이날 창립총회에는 바쁜 농사철임에도 불구하고 15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석, 주민자치에 대한 기대와 열정을 한곳에 모아 냈다.

양규식 창립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자치단체장의 독단으로 주민들은 수많은 고통을 감내해 왔다”며 “핵폐기장 반대투쟁에서 둘로 나뉘어 존재했던 대책위가 주민의 권리를 찾고 주민의 화합을 위해 주민자치라는 하나의 단체로 통합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3개월 동안 많은 토론을 통해 준비했다”고 경과를 보고했다.

김현채 임시의장의 사회로 규약제정이 마무리되었고 이어 임원선출이 진행됐다. 철저하게 민주적으로 조직을 꾸려가겠다는 취지에 따라 준비위원회가 초대 임원진 구성에 개입하지 않고, 임원선출을 창립총회에 넘김에 따라 초대대표 선출과정은 더디기만 했다.

김현채 창립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초대회장에 추천되었음에도 극구 고사하였고, 초대회장의 막중한 임무가 부담스러웠는지 이어 추천받은 몇몇 사람들의 고사도 뒤따랐다. 40여분 동안 지지부진하던 대표 선출이 변산 총무를 맡았던 최기철(40. 변산 지서) 씨가 수락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어깨가 무겁다고 말문을 연 최기철 변산면 주민자치연합 초대대표는 “변산면 주민자치연합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치러낸 2년여 동안의 핵폐기장 반대투쟁을 통해 얻은 민주주의의 교훈을 바탕으로, 주민의 권리와 의사를 밝히고 실현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그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민 여러분과 함께 단합하고 화합해서, 살기 좋고 주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변산면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대표 선출과는 달리 부대표와 감사 등의 임원 선출 그리고 마을을 대표하는 대의원 선출은 자천 타천이 이어지며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변산면 7개 법정마을 중 4개 마을의 대의원 12명은 이날 회의에서 선출되었고 나머지 3개 마을의 대의원은 추후에 마을별 회원들이 모임을 갖고 선출하기로 했다.

회의실 옆 식당에 마련된 간단한 뒤풀이에는 한창 제철을 맞은 갑오징어무침이 향긋한 미나리와 더불어 매콤하게 나왔다. 주민들과의 살가운 연대는 두툼한 갑오징어와 물을 맑게 정화하고 향긋한 향을 선보이는 미나리처럼, 군정의 견제는 매운 고추처럼. 변산면 주민자치연합의 걸어갈 길을 맛있게 보여주고 있었다.

염기동 기자

변산면 주민자치연합 임원
대표: 최기철/ 부대표: 장명순, 양규식, 이기영/ 감사: 이병연, 정광엽, 정인선/
대의원: 곽창근, 정상열, 조성녀(격포리)/ 김판동, 윤현석, 조익상(대항리)/ 김성균, 윤송길, 이백연(도청리)/ 김안석, 유인숙, 윤태철(지서리)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