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 프로젝트'에 기록된 기독교계 공작

이른바 ‘V2 프로젝트’에 기술된 기독교계에 대한 공작은 매우 구체적이다.

V2 프로젝트 문건 중에서 2003년 12월에 작성한 ‘세력 규합 및 시비 차단’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자발적인 지지세력 규합을 위한 전제”로 스타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계 원로 혹은 현지출신의 전직 행정가 등 스타를 물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관련기사 2004년 10월18일자 3호)
이는 곧 핵폐기장 찬성 조직의 통합을 위한 전제에 해당된다.

보고서는 “종교단체의 경우는 기부금 형태로 직접 지원할 수 있으며, 기타 조직화 및 활동에 대한 경비는 ‘기업의 사업 및 변화관리 컨설팅’의 항목 등을 활용해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대책위가 한수원의 광고·홍보 비용에 관한 공개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상기 예산 활용은 위험”하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자발적인 조직규합 및 세력화 방안”에서 “현지 반대위에는 천주교와 원불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만큼, 지역내 기독교 세력을 적극적인 지원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해 기독교계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이루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또 2003년 12월9일에 보고한 ‘찬성 여론 관리 전략’에 따르면 기독교 계열에 대해 “반대위는 장승 시위 등을 주도하는 반기독교적 집단이며, 반대위의 폭력 사용과 우상 숭배적 촛불시위는 기독교 정신에 위배된다는 현존 기독교계의 정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는다.

이와 관련해 2003년 12월9일 소대구 장로를 필두로 한 부안지역 교회 장로들로 구성된 부안비전기독인협의회는 핵폐기장 유치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장로들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논의를 촉구했지만 대책위의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삼보일배 등 우상 숭배적 행동에 대한 일부 기독교인들의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보고서 내용으로 미루어 부안제일교회 사건은 부안항쟁 이전에 발생했지만 반핵과 찬핵의 문제가 가세하면서 절묘하게 뒤섞이고 맞물리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지금 부안제일교회 분란의 일부 뿌리가 V2 프로젝트 등 핵폐기장 유치 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이유인 셈이다.

한편 V2 프로젝트는 부안항쟁 과정에서 핵폐기장을 유치하기 위해 한수원과 금강기획이 공작에 가까운 계획을 실행한 수백쪽 분량의 보고서로 본보의 심층보도와 민노당 조승수 의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