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아쉽게도 돈(금전으로 환산되는 재산)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돈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하나의 충분조건은 될지 언정 필요조건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시장만능주의로 흘러가면서 요즘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농촌사회도 점점 돈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가 넘쳐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과연 행복하다고 생각할까.

돈이 있다고 주위 사람을 없신 여기거나 비난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가족간 이웃간 갈등이 더욱 심해져 남남처럼 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비록 배가 고프더라도 걸인이 지나가면 그냥 보내지 않았다. 부족한 음식이나마 나누어 줄 줄 알았고, 이웃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집앞에 몰래 가져다 주기도 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작은 것이라도 나눌 줄 아는 마음을 가졌다. 한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끼리 풍물을 치고 음식을 나누면서 놀이한 세시풍속때마다 돈(재산)이 많은 사람은 많은 돈(재산)을 내놓고, 돈(재산)이 없는 사람은 자발적인 노력 봉사를 하면서 서로 놀이를 즐겼다. 말 그대로 나눔의 행사를 했던 것이다. 이는 바로 공동체를 유지하는 좋은 방법었던 것이다.

그리고 누가 결혼을 하거나 죽게 되면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같이 혼례식이나 장례식을 치루기도 했다. 농사용 논물을 댈 때도 서로 번갈아 가며 논물을 대기도 했다. 마을에 어느 집 자식이 아프거나 한 가족이 어려움에 처하면, 서로 치료를 도우거나 문제 해결에 나서기도 했다. 바로 우리 조상들은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서로 도우는 방법을 현명하게 선택했던 것이다. 무슨 댓가나 돈을 미리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한 것 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예기다.

하지만 점점 돈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고, 주체적인 삶이 아닌 남을 의식하는 삶에 더욱 익숙해 지면서 공동체 문화가 깨져가고 있다. 우리사회만 하더라도 한 사람이나 두 사람만 건너면 아마 모두 아는 사이가 될 것이다. 친족일 수도 있고, 같은 학교 졸업생 일 수도 있고, 같은 마을 출신일 수도 있고, 부모간, 자식간에 아는 사이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는 형제자매인 것이다. 하지만 점점 물질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식으로 사고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데 익숙해 지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돈(재산)을 모았다고 해서 과연 나만의 노력으로만 그렇게 모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나만의 노력으로 사회적 지위를 얻은 것도 아니다. 상대방 또는 타인 또는 우리 이웃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가능했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함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많은 세금을 내고, 그 돈이 공공적으로 사용되도록 해서 지나치게 빈부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나 자신의 이익에만 매몰되지 않고, 서로 나눌 수 있는 사회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회이고 안전한 사회인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다시금 공동체인 생각과 실천이 시작되어야 한다.

요즘 비정규직인 사람들과 작은 규모의 농사를 짖는 농민들은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다. 더욱이 암이나 의료보험에 해당되지 않는 병에 걸릴 경우, 집안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지기도 한다. 이같은 일들이 계속 방치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며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피폐해 질 것이다. 완전한 해결은 어렵겠지만, 공적인 방식으로 노력하고 서로 도운다면 어느 정도는 해결이 가능하다.

최근 생태도시로 많이 알려지고 있는 브라질의 꾸리찌바나 쿠바, 일본의 아야정, 우리나라의 홍성군 홍동면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으로 생태문화도시 만들기 사업, 마을만들기 사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지역활성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몇몇 지역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좋은 성과를 얻어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돈 중심의 사고를 하다 보니, 공동체가 붕괴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진정 지역이 활성화되고 행복한 사회라고 하는 것은 공동체문화가 복원되고 유지될 때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희망하는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기를 기대해 본다. 

/ 주용기(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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