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중국서 날아온 애멸구로 농가들 ‘긴장’
지난 달 28일 105마리 채집…온난화와 이상기온이 원인
군 관계자, “사전방제와 저항성 품종으로 큰 우려 없어”

2007년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가. 부안군 계화면 궁안리에 중국에서 날아온 애멸구들이 크게 늘고 있다. 애멸구 출현은 지난 해보다 시기적으로 약간 빠른 것으로, 지난 달 28일 궁안리에 설치된 공중포충망에 105마리가 채집됐다.

애멸구는 치명적 바이러스인 벼 줄무늬잎마름병을 옮긴 뒤 벼를 말라 죽여 ‘벼 에이즈’라고 불리운다. 초기에는 잎에 황화증상과 줄무늬가 생기고, 심하면 벼가 말라 죽고 이삭이 기형으로 나온다. 중국에서 기류를 타고 애멸구가 날아온 지난 2007년 6월 계화지역에서 발병한 줄무늬잎마름병은 계화면에만 그치지 않고 동진면과 하서면, 상서면 일부지역까지 확산됐다.

당시 군 자체조사에 의하면, 1,345농가가 2,268ha에 걸쳐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도 100억원을 넘어섰다. 피해농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자연재해를 인정해줄 것과 피해보상 등 대책을 요구했다. 전북도와 부안군은 긴급예비비 3억 1천여만원을 투입해 3,177ha 피해농지를 대상으로 헬기 등을 이용해 공동방제작업을 벌인 바 있다.

계화면 창북리에 사는 박 아무개(58)씨는 “중국산 애멸구가 얼마전 1백여 마리 침투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난 2007년처럼 피해가 확산될 것이 염려스럽다”면서 “올 해에는 병에 강한 상자처리제를 일찍 살포했지만 그래도 안심이 안된다”고 우려했다.

물론 올 해의 경우는 2007년과는 양상이 다르다. 지난 5월 28일 105마리가 채집됐지만, 다음 날인 28일 이후에는 2~3마리가 채집될 정도로 크게 줄었다. 부안군도 지난 달 묘를 심으면서 육묘상자에 애멸구 방제용 농약을 살포하는 등 초기방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큰 우려를 덜게 하는 부분이다. 또한 신동진과 새누리 등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한 저항성 품종을 많이 보급한 것도 줄무늬잎마름병의 확산을 막고 있다.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난 7일 “올 해에도 중국에서 애멸구가 비래하였지만 그 숫자가 병에 약한 조생종을 심은 지난 2007년보다 크게 줄었다”면서 “특히 줄무늬잎마름병은 벼품종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데 올 해에는 저항력 있는 품종을 심어 농가들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작물재해보험도 줄무늬잎마름병을 걱정하는 농가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할 경우 줄무늬잎마름병과 흰잎마름병, 벼멸구피해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500ha이상 피해를 입은 시·군·구에게 농작물병해충 사전방제비를 따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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