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아흔 한 살
죽음꽃 얼굴에 핀
반평리에 사는 줄포댁은
남편 잃었지요 숭악한 50년 가을
따라 입산한 시동생 그 해 겨울 죽었다지요
한 평생 반평리에서
동서지간 서방 없이 우 아랫집 살지요
이른 봄 붉은 진달래 산허리 감은 배메산 바라보며
반평 살고 간 빨치산 서방 몫까지
징헌 놈의 세상 만나


이 땅 산하의 진달래 색이 붉은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사상의 피 흘리며 억울하게 묻혔기 때문이라면 다들 과장이라고 하겠지. 하지만 죽은 사람 기리며 가슴 속에 그들의 무덤 묻고 한평생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눈물이 거름되어 진달래꽃이 붉다면 진실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안은, 이 땅 부안은 그런 슬픈 역사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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