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보다 촉감 부드럽고 각종 질병으로부터도 안심빨아서 다시 사용함으로써 환경 오염도 줄이고 경제적

알록달록한 예쁜 색상의 천으로 인터넷에서 내려 받은 본을 그리고, 오려 낸 천을 한 땀 한 땀 정성껏 바느질을 하는 여성들의 표정에서 흐뭇함이 묻어난다.

이들이 만들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대안생리대(면생리대)다. 부안 자활후견기관 유기농공동체인 푸른먹거리 소비자모임 두리반(회장 전명옥) 회원들이 일회용 생리대를 거부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대안생리대 만들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내들이 만드는 대안생리대 만들기에 적극 찬성하는 남편들도 바느질 대열에 가세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바쁜 현대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사서 쓸 수 있는 일회용 생리대가 있는데도 굳이 시간을 들여 가며 면생리대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는 여성생리용품의 폐단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질 부위에 고질적인 염증이나 가려움증, 질염 등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일회용 생리대 때문이라고 해요. 일회용 생리대에는 우리 몸에 나쁜 첨가물들이 다량 포함되어 있거든요.” 두리반 모임의 박양미 씨가 일회용 생리대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일회용 생리대나 탐폰 등의 여성생리용품에는 피부에 닿는 곳에 폴리프로필렌이 들어 있어 오래 착용할 경우 피부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아주 미량이라고는 하지만 발암성 물질인 다이옥신이 체내에 축적되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회용 생리대와 탐폰은 여성의 몸에도 나쁠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의 주범이기도 하다. 한 여성이 일생 동안 사용하는 생리대는 대략 1만3천개 정도. 한 달에 5천원에서 많게는 1만원 정도를 일회용 생리대를 사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이 매달 내놓는 일회용 생리대의 양과 그 비용은 그야말로 엄청나기 때문이다.

“여성생리용품의 주성분인 펄프를 얻기 위한 벌목으로 숲이 황폐화되고 있어요. 소각할 때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대기를 오염시키고, 매립했을 경우에도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땅과 물을 오염시키거든요.”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다 몇 년 전부터 천기저귀에서 대안생리대 만들기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이오순 씨의 지적이다.
면생리대는 이러한 일회용의 폐단을 딛고 환경친화적이고 여성친화적인 ‘대안문화’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피자매연대를 통해 처음 소개된 대안생리대는 인터넷이나 언론 등의 매체들을 통해 소개되고, 여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면서 점점 더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는 추세다.

“면생리대를 사용하면 촉감이 부드럽고 냄새도 나지 않으며 자궁 내 여러 질병으로부터도 안심할 수 있어요. 그리고 빨아서 다시 쓸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경을 덜 오염시키죠. 중학생인 두 딸도 직접 써 보더니 별로 불편해 하지 않고, 반아이들에게 자랑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대안생리대의 장점에 대해 박양미 씨가 설명했다.

두리반 총무를 맡고 있는 두정은 씨는 자신이 속한 다른 모임에도 대안생리대를 전파하는 데 여념이 없다. “좋은 기운은 서로 나누면 커지잫아요. 앞으로 학교에서도 가정시간의 가사 실기나 환경살기기 체험 활동 등으로 대안생리대 만들기를 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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