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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종태 씨
(사)줄포만 갯벌 습지연대 안종태 대표(사진·57)를 26일 본보 사무실에서 만났다. 안 대표가 이끌고 있는 습지연대는 지난 11일 제10회 세계 습지의 날 행사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우리 단체가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간의 노력들이 인정받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이룩하기 위한 밑거름이 만들어졌다고 봐요.”

습지연대는 지난 2005년 15명이 뜻을 모아 처음 만들어졌다. 줄포갯벌이 더 이상 포구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판단에서다. 회원들은 죽어가는 갯벌을 위해 뭔가를 해야만 했다.

안 대표가 주축이 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10년 1월 사단법인으로 허가가 났다. ‘지역 활성화’라는 당면과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예전의 명성은 아니더라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거셌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줄포엔 사람들이 북적북적 했어요. 리어카 장사도 많았고 정말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았죠.”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걸까. 줄포습지는 작년 1월 람사르습지로 지정됐다. 이곳은 펄갯벌, 혼합갯벌, 모래갯벌이 조화롭게 분포돼 있다. 다양한 저서동물과 염생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흰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 큰고니 등과 같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지로 이용하는 등 보전가치가 뛰어나다.

람사르습지 지정을 위해 습지연대는 다양한 노력들을 펼쳤다. 습지에 서식하는 보호동물, 천연기념물 등에 대한 조사 작업만 해도 4, 5년이 걸렸다. 개체수가 얼마나 되고 또 이들이 언제 줄포만을 찾는지 등 세밀한 조사를 병행했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우선, 줄포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줄포습지가 세계에 알려지다 보니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하지만 문제는 습지 외에는 별로 볼 게 없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잠깐 머물러 가는 곳으로 인식돼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하나의 과제였다. 관광객들의 발을 묶는 게 급선무였다. 습지연대는 현재 갯벌 생태학습관 조성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예산 확보가 관건입니다. 중앙에서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죠. 부안군도 우리에게 예산을 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있는 것으로 압니다.”

작년에는 람사르습지 지정을 기념하는 ‘동네축제’도 열었다.

“축제를 통해 주민이 하나가 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역민과 화합하는 멋진 시간이었죠. 올해는 준비가 안 돼 열지 못했어요. 내년에는 마을 축제 방식으로 부활시킬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주민, 지자체 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게 어렵습니다. 중간에서 입장 정리를 잘 못하면 갈등이 생기게 되죠. 갈등을 최소화 하고 보다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저희들의 역할입니다. 행정에서 바라는 점은 주민들 스스로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단체가 줄포 주민들의 힘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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