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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청사에 가면 이 지역 출신 김용대(53)화가의 작품 ‘맹호도’를 만나게 된다. 변산반도를 지키는 호랑이를 사실적으로 그린 맹호도는 군청사 개관을 기념해 김 화백이 기증한 것이다.

그림은 가로 465cm, 세로 230㎝의 대형 작품으로 청사 로비 1.2층 계단 벽체에 설치되어 군청을 찾아 온 사람들은 작품의 웅장함에 감탄을 하면서 한편으로 김 화백의 고향사랑 하는 마음에 저절로 흐뭇해진다.

탱화를 비롯한 동양화로 명성이 높은 김 화백은 부안읍 출신으로 1988년 광주시 무형문화재(제3호)인 탱화장 구봉스님에게 탱화를 배워 20년 넘게 탱화 작품을 그리며 살아왔다.

그림에도 기가 서려있다는 김 화백의 말처럼 “그림에 미치지 않으면 작품의 완성도는 불가능하며 깊이가 없다”고 말한다. 바위와 도자기 선에서도 살아있는 기운을 느낀다는 그의 말처럼 평생을 그림에 미쳐 전념해 왔다.

추계예술대학 동양학과를 졸업한 김 화백은 한국화에서 수채화, 달마그림, 불교탱화까지 구사하며 화풍을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작가다.

대학시절 자연이 좋아 동물그림을 즐겨 그렸던 그가 동물원에서 스케치하며 살다시피 하자 그런 열정에 호랑이도 알아보며 눈빛이 순하게 달라졌다. 한때 김 화백의 호랑이 그림은 집안에 걸어두면 기가 센 호랑이가 잡신을 눌러 집안의 액운을 물리친다는 주술적 의미로써 불티나게 팔려나가 그를 먹여 살렸다고도 한다.

요즘 호랑이 그림은 대가답게 표독스럽기 보다는 민화 속 호랑이처럼 친근감이 든다. 초창기 호랑이는 무척 사납고 날카롭게 표현됐었다. 세월이 가면서 점점 테크닉이 발휘되고 붓이 익으면 익을수록 그림도 부드러워졌다. 이젠 그의 그림에서는 귀엽고 부드러운 모습에서 용맹스런 기상이 담긴 독특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또한 김 화백은 불교철학에 심취하고 있다. 그는 그림을 위해 배움을 찾아 끊임없이 공부하고 그렇게 얻어지는 생각으로 스스로 깨우쳐 불교미술에 접목한다.

불교탱화와 벽화를 주로 그리고 있는 김 화백은 범어사, 양산 통도사, 양양 낙산사 등 전국의 유명 사찰에서 석가모니 일대기를 그린 벽화를 그렸다. 탱화가 2억 5천만원에 팔리기도 했던 그가 남들처럼 내세울만한 이력이나 수상 기록 하나 없다.

모두들 국전에 출품해 명성을 얻기 위해 아우성칠 때 그는 내노라하는 공모전에 작품 한 점 출품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예술가, 작가라는 통칭 자체가 싫다는 김 화백은 그야말로 재야에 은둔한 야인이자 진정한 예술가였다.

4년 전 부산에서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진서면 석포리에 자리 잡은 그가 지역정서에 맞는 작은 미술관 펜션을 가지는 게 꿈이다.

또한 주변에 살고 있는 도예가, 화가, 음악가, 시인 등 재야작가 지인들과 내소사 전나무숲길에서 음악의 밤과 노천 전시를 기획하면서 지역을 위해 의기투합을 하고 있다.

한편 김 화백은 현재 전국 일섭문도회와 전북 서화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국내 유명 사찰 등 50여 곳에 벽화와 탱화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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