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돌입 후 20일째 이어져
경찰과 충돌로 조합원 18명 연행

 

일부 언론의 근거 없는 
‘불법 일삼는 노조’ 프레임 씌우기에
노조 측, “말도 안돼. 그런 적 없다”

 

19일 5차 교섭에서 협의 상당 진정
21일 6차 교섭에 따라 향방 갈릴 듯

 참프레에 생탉을 운송하는 민주노총 소속 화물노조 조합원들이 최근 바뀐 참프레의 화물차 관련 사내 방침에 맞서면서 노사 간 마찰이 격화되고 있다. 노측은 사측의 이같은 조치를 화물 노조 약화를 꾀하려는 노림수로 보고 집단 대응에 나선 데다 최근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일부 조합원이 구속되는 등 일촉즉발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에 소속된 참프레지회의 생계차 기사들을 비롯해 전북지회 소속 노조원들이 20일이 넘는 파업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길어지는 파업 농성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17명의 노조원이 연행되며 충돌이 격해지는 한편 성수기를 맞아 때에 맞춰 기른 닭을 출하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등 파업의 영향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양계 농가의 생닭을 참프레 공장으로 실어 나르는 생계차를 운전하는 기사들로 이뤄진 민주노총 화물연대 참프레지회는 지난달 총파업을 결의하고 지난 1일 파업 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참프레지회가 소속된 화물연대는 함께 파업에 연대하며 참프레의 노조 무력화 조치에 맞섰다.
노조 측은 파업 돌입 이후 원청인 참프레에 교섭을 계속 요구했으나 8차례에 걸친 대화 테이블에는 하청인 지입 물류사만 참석하면서 실질적인 교섭 테이블은 열리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 19일 5차 교섭에 참프레 측에서 참석하면서 협의가 상당히 진전됐고, 21일 6차 교섭이 향후 파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파업이 결의된 결정적인 사안은 참프레가 생계차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과 지난해 파업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생계차에 지급되던 출입카드와 계근카드 발급을 제한한 것이다. 출입과 계근을 위해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이 카드는 출입 차량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으로, 통상 차량을 다른 기사에게 매매할 경우 함께 이전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카드 발급 제한은 노조원의 차량 매매를 간섭하는 것으로 참프레 측이 이를 막은 것은 화물연대에 가입한 노조원 간 차량 매매를 막아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는 꼼수로 노조 측은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참프레 출입 생계차의 경우 일반적인 화물차와 달리 농장 출입을 위해 길이가 짧은 단축 차량인 데다 500여만 원을 들여 생계 운반 틀을 설치한 차량이기 때문에 다른 목적의 화물차로 판매가 어려우며, 판매한다 하더라도 통상 가격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밖에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참프레에 출입하는 기사에게 판매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이 차량을 판매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노조원들의 선택권을 가로막고 새로 들어오는 기사들을 회사의 입맛에 맞는 이들로만 채울 수도 있다.
이에 맞서 노조는 지난 6월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했고, 44명의 조합원 중 찬성 42표, 반대 2표로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 측은 파업에 들어가며 ▲노조 약화를 위한 조치인 출입‧계근 카드 발급 제한 철회 ▲소독비 인상 ▲회차비 정상화 ▲운반비 평균 수준 인상 등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실질적인 노조의 요구안은 가장 첫 번째인 출입 계근카드 발급 제한 철회이며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양보할 의지가 있음도 전했다.
그러나 원청인 참프레와 하청으로 볼 수 있는 지입사인 부안물류와 광명물류 측은 노조의 요구에 꿈쩍하지 않았고, 물류사 측은 지난 13일과 20일자로 두 차례에 걸쳐 복귀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며 노조원들을 압박했다. 이에 참프레지회 측은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물류사 측에 보냈고, 파업은 20일을 넘어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파업 투쟁 속에 노조원들은 생계 불안과 물류사 측의 손해배상 청구라는 압박 속에서 불안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체인력이 투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던 조합원들은 경찰의 강경 진압에 17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서 경찰은 조합원의 목을 졸라 끌고 가거나, 바닥에 눕힌 조합원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기도 했으며 연행 중에도 발을 거는 등 지속적인 폭행을 가했다고 조합원들은 전했다.
참프레 측의 노조 압박은 언론을 통해서도 벌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등 보수 매체와 농축산 관련 신문에는 노조 측이 공장 출입 차량을 무조건 막고, 길에 나사를 뿌려 차량 3대를 훼손했다는 식의 내용이 사실 확인 없이 실려 ‘불법행위를 일삼는 화물연대 노조’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이런 참프레 측의 압박과 언론의 보도에 대해 최현호 참프레지회 사무처장은 “우리는 무조건 차를 막은 적이 없다. 다만 피를 흘리며 다니는 차량이나 과적한 차량에 대해 부안군과 부안경찰서에 단속을 요구했지만, 신문고를 이용하라는 식으로 묵살당했고, 해당 불법행위 차량들을 막았던 것”이라며 “우리 방송 차량과 식사 차량도 오가는 길에 우리가 왜 나사를 뿌리고 차를 망가트리는 짓을 하겠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기사로 내면서 불법적인 노조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참프레 측은 부안독립신문의 취재 요청을 거절하고, “파업에 대해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전했다.
‘동물복지’를 선전 문구로 내세운 기업인 참프레가 정작 회사의 중요한 구성원인 직원을 위한 복지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길어지는 총파업과 전국적인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심각한 영향을 고려해 회사 측이 성실하게 협상테이블에 나서야 한다는 노조원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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