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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에 다문화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주여성과 한국의 남편이 만나 꾸린 가정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넘어 사랑으로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감동으로 다가 온다.

베트남댁 딘티덩(양현주, 25)씨가 농협중앙회에서 주관한 제7회 농촌사랑 전국 주부글잔치에 특별상을 수상해 인근에 화제가 되고 있다. 

부안종합사회복지관 부속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딘티덩 씨는 ‘봄·여름·가을·겨울·논이랑 밭에 베트남 고향생각도 심어요’라는 주제로 응모해 가슴 풋풋한 사연들을 엮어 냄으로써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부안읍 옹정리 작은 시골마을에서 한국의 며느리로 살아온 지 5년, 그녀는 이 마을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소문난 효부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팔순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남편 오현모 씨(48)와 그리고 네 살인 딸과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처음에 의사소통도 힘들어 남편을 이해하는데 고생이 많았다는 딘티덩 씨, 하지만 지금은 남편과 시어머니의 사랑으로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다.

노동부 일자리 디딤돌 고용창출사업으로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딘티덩 씨는 베트남 초기이주여성들을 정착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상담사다.

한국생활과 문화에 서툰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시장보기, 은행가기 등을 동행하여 세세하게 가르쳐 주고, 출산 때 친정 부모님 초청 절차 등을 신속하게 처리해주어 베트남 이주여성들 사이에서 든든한 큰 언니로 불리 운다.

매주 목요일이면 다문화이해교육을 위해 병설 및 사립유치원에서 베트남 노래 부르기,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또한 기초농업교육에 참가하여 베트남 이주여성들을 위해 통역을 하는 등 베트남과 한국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딘티덩 씨의 하루는 매우 바쁘지만 하는 일이 항상 즐겁기에 힘들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오히려 일을 찾아서 하는 그녀는 이주여성 한국어수업시간에 보육실에서 아기들을 돌보기도 한다.

그녀도 처음 한국에 시집왔을 때 말이 통하지 않는 남편과 낯선 문화에 무척 힘들었노라고 내심 털어놓는다.

입에 맞지 않는 매운 음식에 베트남 음식을 비슷하게 흉내 내어 먹으면서 고향에 대한 시름을 달랬고, 몸이 아플 때나 첫 아이 출산할 때 친정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짓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괜찮으니 울지마라”며 위로해주던 남편이 고맙고 미덥다.

그런 그녀가 어느새 신기하게도 매운 김치를 제일 좋아하는 한국 아줌마가 다 되었다. 하지만 결혼 이주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지금도 곱지만은 않다. 그들이 위로해 준답시고 던지는 한마디는 마음의 상처가 되고 설움이 솟구치기도 한단다.

옛날 우리 선조 때처럼 베트남도 아직은 조혼풍습이라서 18세가 되면 혼기가 꽉 차 시집갈 나이인데 한국은 아직 어린 학생시절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줬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피부색과 언어는 다르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행복을 일구어가는 딘티덩 씨는 KBS 사랑의 가족, 피우자 민들레 등에 출연해 가정을 통해 가족의 사랑과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내년 봄이면 둘째 아기가 태어난다는 딘티덩 씨의 소원은 한국 아줌마와 다를 바 없다. 가족들이 건강하고 아이들 공부 잘해서 잘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싶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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