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영두의 교육의 창 57

교육학에서는 교육목표를 흔히 지육(智育) 덕육(德育) 체육(體育), 즉 삼육(三育)으로 설정합니다. 이는 학생들이 지식과 정신과 건강이 균형을 이뤄야 바람직한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요즘 선진국에서는 또 하나의 소리 없는 외침이 확산 중에 있다고 합니다. 밥상머리교육, 이른바‘식육(食育)’입니다. 일찍이 세계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기로 이름난 이스라엘(유대인) 민족의 교육 비결도 다름 아닌 밥상머리교육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밥상머리교육’은 본래 우리나라의 전통교육 방법의 하나였습니다. 옛날부터 우리는 가족과 둘러않은 밥상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을 하나씩 배워왔습니다. 밥상머리는 예절이 살아 숨 쉬는 재현의 자리었고, 어떤 잘못도 이해받는 화해의 자리였으며, 삶의 철학이 대물림되는 교육의 자리였습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은 단순히 생명 유지를 위한 식사 한 끼가 아니라 가족공동체의 체험을 통한 전인교육의 장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교육의 근원은 곧 가정이요, 밥상머리교육이야말로 진정한 사교육이었던 셈입니다.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는 백악관에 입성해서 가장 누리고 싶은 일로 가족들과의 식사를 꼽았답니다. 오랜 선거유세 기간으로 인해 두 딸과 가족 식사를 함께하지 못했던 그는 아이들과의 아침식사를 위해 회의 시간을 조정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에게 저녁식사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가족만의 시간으로 할당했습니다. 가끔은 저녁 가족식사에 참석하려고 잠시 집무실을 떠났다가 새벽까지 일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기도 한답니다. 오바마가 가족 식사를 우선순위에 두게 된 연유는 그의 어머니에게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새벽 4시 30분이면 늘 아침식사를 오바마의 침대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직장에 나가야 했던 그녀가 아들과 유일하게 마주할 수 있는 아침식사 시간을 앞당겨 아이의 밥상머리 교육에 헌신한 것입니다. 결국 자식의 아침식사 자리를 지켰던 어머니의 열정이 오늘날 오바마의 인생철학을 형성시킨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성이 바로 서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가정에서 지키고 행해야 할 덕목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즉 진정한 사교육장인 가정에서 밥상머리교육이 무너진 탓도 그 원인 중에 하나라 할 수 있겠죠. 실제로 보건복지가족부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의 16%, 중·고생의 48.5%가‘부모와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가정교육이라 함은 곧‘밥상머리교육’을 말했던 대한민국, 그런데 오늘날 입시를 위한 과목 시수는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에 가족들과 오붓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웃으며 된장국과 더불어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밥상머리 대화는 자꾸만 줄고 있으니 자라나는 우리 후세들의 진정한 교육에 우려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밥상’을 되찾아 줍시다. 어른들부터 진정성 있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서 아이들의 인성 부재만을 탓하는 것은 모순된 생각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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