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화면 풍년기원제 열려

올해 들어 7회째를 맞이한 계화면 풍년기원제(기원제)가 열렸다. 지난 15일 오전 이 지역 농민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새로운 농사철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기원제에 앞서 두레 풍물단은 계화면사무소 앞에서 길놀이를 벌이며 행사 분위기를 북돋웠다. 계화면 농민회와 농업경영인연합회의 공동 개최로 계화전망대에서 열린 기원제는 강장원 농민회장의 대회사로 시작됐다. 강회장은 “우리 농업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위기의 농업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기원제 개최에 대해 “두 농민 단체가 힘을 합쳐 지역 발전을 위해 희망을 키우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장석종 부안군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농민들은 수입개방 압력에 가슴을 졸이고 있으며 우리의 주변 여건은 희망적이지 못하다”고 농촌 현실을 환기시켰다. 장의장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길 바란다”며 “기원제를 발판으로 계화 들녘에 풍요로움이 넘쳐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행사 1부는 김태동 계화농협 조합장의 격려사로 마무리됐다. 김조합장은 “오늘 행사가 소중한 것은 점차 사라져 가는 농촌의 전통 문화를 되살려 새로운 지역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부는 풍년기원 고사로 진행됐다. 지역 농민들을 대표해 이근식 경영인연합회 회장과 강장원 농민회장이 고천문을 낭독했다. 농민들은 농업종합개발 준공기념탑 아래에 차려진 제사상 앞에서 고천문을 통해 “농가 부채, 쌀 수입 개방 모두 몰아다가 남극으로 북극으로 귀향 보내 주십시오”라고 외치며 농가가 처한 어려움을 대변했다. 고천문 낭독 뒤에는 양 농민 단체 전·현직 간부들과 농민들이 절을 하며 풍년 기원 제사를 지냈다.

이어 3부는 주민들이 합심해 장승 세우기와 줄다리기로 마무리했다. ‘생명평화’와 ‘농민세상’이라는 글귀가 아로 새겨진 장승은 주민 20여명이 합세해 세워졌다. 또 주민들은 줄다리기를 통해 단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기원제 성사를 위해 지역 청년들과 여성들이 무대 뒤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청년들은 지난 12일부터 장승 및 행사용 집기를 준비했고 여성들은 당일 이른 아침부터 음식 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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