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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미술협회가 주최하고 신미술대전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8회 대한민국 신미술대전’에서 공예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의석(37. 사진)씨가 ‘상감청자운학문매병’작품으로 공예부문 종합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대한민국 신미술대전은 해마다 전국의 독특한 특성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예술적 기술을 잘 표현한 작품을 수상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 부안도자기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상감청자운학문매병을 재현한 도예가 강 씨는 전통 상감기법을 통해 전통적인 이미지와 예술성을 살리고 특히 전통기법으로 유약을 만들어 우리 청자의 아름다운 비취색을 재현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 작가는 경기도 파주 출생으로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와 단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10여 년 전부터 부안에 터를 잡고 도예가로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16년간 흙을 빚고 가마에 불을 지피며 고독한 외길을 걸어오면서 아름다운 전통기법 도자기를 만들며 작업장에 쏟아내는 땀방울에서 장인정신의 열정을 본다.

강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비취색 맑은 청자를 닮았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예술성을 살리고 가장 한국적인 것을 재현하려고 애쓰는 그의 성품에서 알 수 있듯이 상감청자운학문매병은 학과 구름무늬의 여유 있는 공간처리에 푸른 매병 위를 날고 있는 학이 천상을 향해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하다.

도자기를 대학에서 처음 접한 강 작가는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의 물레 돌리는 모습에 자신의 길을 찾았다는 전율이 왔다. 옹기 만드는 기법을 이용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소품을 위주로 작품 활동을 해왔던 그가 상감청자의 본 고장인 부안에서 전통기법을 발전시키고 그 뿌리를 찾아보고 싶었고, 4년 전부터 도예의 기본이 되는 우리 전통기법 청자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는 전통재래식 방법으로 유약 만들기를 재현하려 노력했고, 수백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2여 년 만에 유약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도자기를 만듦에 있어 물레 돌리기에서부터 어느 과정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매번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작품이지만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도예가로서의 삶을 천직이라 여기는 강 작가는 도자기로 평생 먹고 사는 게 꿈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상감청자를 재현하려면 만드는 이의 삶도 푸른 청자를 닮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살다보면 작품 활동이 버거워 질 때가 많지만 흙의 촉감을 느낄 때마다 그런 생각들은 어느새 사그라진다.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온 심혈을 기울일 때 비로소 꾸밈없는 진솔함과 도공으로서의 자존심만 있을 뿐이다. 도공의 혼이 깃든 맑고, 깊은 그의 작품이 이를 말해 준다.

강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몇 백 년 동안 이어져온 선조들의 작품을 재현해 낸다는 것은 영원한 숙제이며, 앞으로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부안청자의 맥을 이어나가며 더불어 도자문화를 지역민과 함께 하는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 해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상을 계기로 추천작가로 선정되어 국제 초대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었고, 1998년에는 최우수 논문에 선정되어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었다. 도한 원광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하였고, 단체 및 그룹전시회를 50여회에 걸쳐 개최하면서 각종 공모전에 다수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도예가 강의석 씨는 부안에서 천년청자의 맥을 이어가기 위하여 오늘도 물레질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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