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결산 공개 요구에 명예 훼손 고소라니 주점숙(주산면 소주리)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잘못된 점을 지면으로 보내게 된 이유는 앞으로 우리 마을의 발전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보다 나은 농촌을 가꾸고자 하는 마음으로 마을 노인당을 짓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이 억울해서 글을 올립니다.
저희 마을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로 노인분들이 많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주민 가운데 80% 이상이 70세~80세의 노인분들입니다. 아이들을 찾아 보기 힘들며 예로부터 박씨 집성촌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지 않은 곳입니다. 그래도 저의 작은 소망은 어른들을 편안히 모시며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3년 면사무소에서 정부 보조금으로 받은 3천만원 외에 향우와 주민들의 모금으로 마을 노인정을 짓게 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노인정을 짓기 위한 마을 총회에서는 주민 한 분이 85평의 부지를 희사했고 건평 23평이 노인정 규모로 결정됐습니다. 공사비는 시공에서 준공까지 총 5천300만원으로 책정돼 공사는 그해 2월18일에 시작해 10월 말에 끝났습니다.
하지만 들어간 공사비에 비해 노인정은 미흡한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앰프 시설, 깃발 게양대, 화장실 등이 만족스럽게 지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완공 뒤 공개돼야 할 결산 보고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을 주민들은 올해 1월이 돼서야 뒤늦게 엉터리로 보고를 받게 됐습니다.
그것도 따로 자리를 마련한 것이 아니라 임기가 끝난 이장 선출을 하려고 모인 곳에서 아무런 통보도 없이 형식적으로 간단히 처리됐습니다. 이장님이 제출한 준공 결산 보고서에는 노인정을 짓는 데 필요한 계약서나 설계 도면, 견적서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공사비 사용 내역에 관한 영수증도 전혀 첨부되지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들 모두가 좀더 자세한 내역의 공개를 원했지만 이장님은 가져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만 답했습니다. 통장이라도 보여 달라는 주민들의 성화에 이장 부인이 통장을 가지러 간 사이 결산 보고서를 검토해 보니 공사비가 초기 책정액에서 1천100만원 늘어나 있는 등 의심 가는 부분이 많이 발견됐습니다. 이에 추가 공사비에 대한 영수증을 요구했으나 이장님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장님에게 “혹시 1천만원은 호주머니에 챙긴 것 아닙니까?”라고 물으며 적절한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더군다나 나중에는 심지어 건축업자가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가 떠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난 얼마 뒤 이장님은 저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2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됐고 담당 경찰의 제안에 따라 하는 수 없이 이장님과 합의까지 시도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장님은 합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해 왔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6년간 이장으로서 마을 일을 투명하고 성실하게 했다면 누구라도 그분에게 칭찬과 박수를 보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말썽도 많았기에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장 선거에서도 특정 성씨들이 되물림 식으로 이장을 맡아야 한다는 어이없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투명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일꾼을 이장으로 뽑아야 화평하고 건강한 마을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장님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중히 사과하기를 바랍니다. 잘못된 탓을 엉뚱한 사람에게 돌리지 말고 노인당 건설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질 것을 약속해야 합니다. 마을 일로 물의를 일으켰다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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