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지난 2월25일 전북지역 일간지에는 ‘새만금 갯벌 134ha 생성’이라는 기사가 실려 ‘오보’ 논란을 빚었다. 이 같은 오보 논란은 농업기반공사 새만금 사업단이 지난달 24일 작성한 ‘새만금지구 갯벌 생성 현황’이라는 문건을 토대로 “1호 방조제 외곽에 134ha의 갯벌이 새로 형성됐다”는 주장을 여과 없이 실으면서 빚어졌다.본보는 지난 2일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에 ‘새만금 갯벌 생성 현황’이라는 자료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사업단측이 ‘자체 조사한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라는 이 문건은 A4용지로 총 9쪽에 걸쳐 ▲새만금 지구 갯벌 형태의 변화 ▲새만금 갯벌의 물리적?생태적 변화 ▲새만금지구 신규갯벌 생성예측 ▲새만금지구 지형변화 등에 대한 내용을 싣고 있다. 이 보고서의 주장처럼 ‘새만금 갯벌이 새로 생성되고 있는가’에 대해서 본보는 지난 3월7일자 신문에서 현장 확인을 토대로 사실 관계를 취재해 실은 바 있다. 특히 ‘새만금 갯벌 생성’에 대한 주장은 지난 2000년부터 해마다 2월과 3월이면 늘 등장하는 단골메뉴로, 연중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날을 이용해 이 같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결론이다. 올해도 3월11일이 최저조위를 나타내는 날이다. 이에 대해 새만금 신구상안을 발표한 바 있는 전남대 전승수 교수가 농업기반공사에서 나온 문건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보내왔고, 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에서도 이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반박문을 보내왔다. 이들의 반박문을 2회에 걸쳐 정리해서 싣는다.

□ 첫 번째 주장 새만금 사업 후 1호 방조제 바깥쪽에 새로 형성된 갯벌 면적이 134ha이고 새만금 1호 방조제 바깥쪽 시점부 지형은 사업착수 전(1987년)에 비하여 퇴적이 진행되어 갯벌 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1994년 1호 방조제 물막이 이후 현재까지 평균 0.4m 퇴적되었다.
■ 반론
1호 방조제 외곽 갯벌은 1990년도 이후 갯벌의 면적에 있어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방조제가 없었을 때에 존재했던 수로가 방조제로 조류가 막힘으로써 수심이 깊었던 곳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바닥면의 깊이가 낮아져 갯벌의 면적이 6~8ha만 증가했다. 12년 동안 변한 양으로 보아 갯벌의 변적에 있어서는 이제 거의 안정화된 것으로 보여 앞으로 주변 바다가 약간 얕아지기는 해도 간조시에 대기에 노출되어야 하는 갯벌은 거의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림1> 참조). 갯벌의 정의만 알아도 ‘갯벌 면적이 증가했다’는 주장은 허구임을 알 수 있다. 갯벌이란 간조시에 대기에 노출되고 만조시에는 바다 속으로 잠기는 환경이므로 아무리 수심이 얕아졌다고 하더라도 노출이 되지 않으면 갯벌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때만 되면 농업기반공사는 갯벌의 면적이 늘어났음을 들고 나오는가? 누구나 알다시피 정월 대보름은 연중 달이 가장 큰 때이다. 다시 말하면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올 때이므로 조차가 연중 가장 크게 된다. 이때에는 평상시보다 많으면 약 1.5m나 더 얕아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기에도 갯벌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20일에도 헬기를 타고 갯벌에 들어가 마치 갯벌이 넓어졌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선전을 하였는데, 이것은 3월20일이 연중 가장 물이 많이 빠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갯벌의 면적은 수치로 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평균 최저조위와 평균 최대조위 사이의 면적을 말한다. 연중 최저조위에 해당하는 날에도 다 빠지지 않은 곳은 바다이지 갯벌은 아니며, 걸어 다닐 수 있다고 하여도 갯벌은 아니다. 올해는 지난 설날 다음날인 2월10일에 가장 많이 빠져 평균최저조위보다 28cm 낮았다. 해도상에 갯벌로 표시하는 부분도 역시 평균 최저조위면을 기준으로 하는데 <그림2>에서 보는 것과 같이 1호 방조제 외곽부분이 이미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갯벌로 표시되어 있으며 오히려 2호 방조제 외곽부분(가력도 주변)도 원래 갯벌이었으나 지금은 거의 소실되었음을 볼 수 있다.
□ 두 번째 주장간척사업 이후 새만금방조제 안쪽에 확대 발달된 갯벌 면적이 2만1천850ha이고, 새만금방조제 안쪽인 계화방조제 앞은 1968년 간척사업 이후 약 2.6m 퇴적되어 간척지가 농경지보다 높고, 현재 계화방조제 전면 해역의 갯벌면적은 약 5천300ha이다.
■ 반론
농업기반공사는 계화도 간척사업을 마친 뒤 계화도 갯벌이 새로 형성된 것처럼 말을 하고 있으나 <그림3>에서 보듯이 원래 새만금 지역에는 넓은 갯벌이 존재했고 대규모 간척사업이 있고 난 후에 많은 변화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제시대에 행해진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군산시와 김제군의 모습이 거의 완전히 바뀌었지만 내륙에서 물의 공급이 원활해 토사의 공급이 충분했기 때문에 계속 새만금 갯벌이 늘어났다. 그렇지만 계화도 간척사업 이후에는 갯벌의 증가량이 1/10로 줄었기 때문에 갯벌의 형태는 바뀌었으나 갯벌면적의 증가량이 극히 미미한 것을 알 수 있다.
계화간척지보다 계화 2호 방조제 바깥이 더 높은 것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막히지 않아서 두 강을 통해 흘러나온 토사가 계화 방조제에 막혀 쌓인 것이다. 만약 새만금방조제 전체가 막힌다면 갯벌 퇴적물의 주요 공급원인 만경강과 동진강이 차단되기 때문에 계화 방조제의 예처럼 새만금 방조제 바깥에 계속적으로 갯벌이 생성되기는 어렵다.
□ 세 번째 주장새만금방조제 안쪽인 내초도 앞 갯벌의 경우, 2003년 6월 4호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퇴적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평균 0.1m, 최대 0.7m 퇴적되어 갯벌 면적이 사업착수 전과 비교하여 증가 추세이다.
■ 반론
당연히 4공구가 막히면서 방조제 4공구-내초도-수라마을로 이어지는 내초도 앞이 내만형태가 되어 만경강물이 조수간만에 의해 내초도 앞에서 회전하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주로 만경강에서 내려오는 토사가 퇴적되어 갯벌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내초도 앞에 갯벌이 쌓인다고 해서 새만금 방조제가 막힌 뒤 바깥쪽에 토사가 퇴적되어 갯벌이 형성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새만금 방조제가 만강강과 동진강에서 내려오는 토사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로 볼 때 새만금 갯벌의 공급원은 만경강과 동진강에서 내려오는 토사와 유기물이며, 새만금 방조제 바깥쪽의 바다에서 오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내초도 앞 갯벌 면적이 증가하더라도 방조제 안쪽이기 때문에 간척사업이 이루어지면 결국 갯벌로서의 기능은 상실할 것이다.

□ 네 번째 주장신규 갯벌이 방조제 완공 10년 후 238ha, 20년 후 628ha 생성될 것이고 이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참고 : 농업기반공사 갯벌증가 수치모델링 자료 (단위 : ha)
지역
방조제 완공후 5년
방조제 완공 10년 후
방조제 완공 20년후
1호 방조제 외해측
10
30
104
2호 방조제 외해측

42
97
3호 방조제 외해측

52
127
비안도 인근해역

114
300

10
238
628


■ 반론
갯벌은 간척사업 이후에 약 10~15년 이후에는 안정화되어 퇴적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이것은 계화도 간척사업을 포함하여 하구둑 건설에 의한 금강하구둑 외곽이나 천수만 간척사업 등 모든 간척사업의 결과 외부에 갯벌이 많이 형성되었다는 보고가 없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간척사업 후에는 방조제로 조류가 막힌 펄들이 방조제 바로 앞에서 퇴적되어 빠르게 갯벌면이 높아져 방조제 뒤편의 논보다 높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의 어느 간척사업지역에서도 방조제 앞에 대규모 갯벌이 새로 생겼다는 보고가 없음을 주시해야 한다. 오히려 대호 방조제 외곽에서는 침식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인근에 한강과 임진강에서 공급되는 많은 토사가 있음에도 시화호 간척사업의 결과로 외곽에 갯벌이 형성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다.새로운 갯벌의 생성에 관한 문제는 유독 새만금 간척사업에서만 주장되고 있는 것으로 대규모의 지형변화에 의한 일부 갯벌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대규모의 갯벌 형성은 불가능하다. 농업기반공사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628ha는 사라지는 2만1천800ha의 2.7%에 불과하다. 사라진 새만금 갯벌이 새로 만들어지는 데 2천300년의 세월이 필요한 셈이다. 방조제가 있어 두 개의 강으로부터 공급되는 토사를 차단한다면 갯벌은 방조제 바깥쪽으로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그림4> 참고). 마치 사라지는 갯벌만큼 새로운 갯벌이 생성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전북사람들을 현혹시키는 행위에 다름아니다. /정리= 이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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