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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처럼 언제나 묵묵히 효(孝)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현대판 효녀 심청’이가 부안에 살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지난 15일 ‘제12회 심청효행대상’에 박선영(19·부안여고 3년)양을 선정하여 수상했다. 

심청효행상은 가천문화재단(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 지난 99년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에 심청동상을 제작, 기증한 것을 계기로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으로 인륜의 근본인 효(孝)사상을 청소년들에게 심어 주기 위해 제정하여 올해로 12년째 시상해 오고 있다.

본상 수상자인 박 양은 단칸방에서 살면서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할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하며, 한 살 터울의 여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

부안읍 서외리에 사는 박 양은 일찍이 부모의 부재로 인해 동생과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모시고 가장 노릇을 하며 힘들게 살았다.

그동안 한창 투정부릴 나이인 사춘기 시절에 겪은 많은 일들은 그녀를 일찍 철들게 했다. 집안일과 몸이 불편한 할머니, 그리고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현실은 그녀가 감당하기 힘들지만 특유의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잘 견뎌내고 있다.

매일 할머니 식사를 챙기고 청소며 설거지를 거뜬히 해내곤 하지만 당찬 그녀에게도 가끔은 힘들 때가 있단다. 시험기간이 되면 시간에 쫓겨 항상 공부가 부족하다. 남들은 엄마가 챙겨주는 밥 먹으며 여유 있게 학교에 다니지만,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지으며 하루시작으로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밤늦게까지 박 양의 하루는 고단하다.

그래도 부지런하고 책임감 강한 박 양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불평하지 않는다. 상위권의 성적에 학교생활 잘하며 항상 해맑은 모습으로 교우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그녀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자 금세 수줍어지는 여고생이다.

박 양은 비록 넉넉지 않은 살림에 학원에 다니지 않았지만 정보처리기능사, 컴퓨터 활용능력 2급, 인터넷 정보검색사 2급 등 각종 자격증까지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 국제통상부 무역학과에 수시 합격해 대학 입학을 앞 둔 박 양은 새로운 도전장을 당당하게 내밀고 있다.

박 양이 무역학과를 택한 이유는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여행도 할 수 있고, 또한 그녀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드넓은 무대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남의 어려움까지도 헤아릴 줄 아는 그녀가 세상을 헤쳐 나가는 힘은 생각보다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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