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구 교장
섬 마을 위도에서 갯바람을 맞으며 고독을 즐기는 반백의 노신사가 이 가을 누군가에게 이렇게 묻는다.

날마다 같은 시각에 일어나 같은 길을 지나 똑같은 얼굴들을 만나고 비슷한 일을 하면서 하루해를 넘기다보면 산다는 게 참 시시해질 때가 있다. 들꽃의 미소, 산발한 억새의 손짓, 붉게 타는 저녁놀과 햇살 밝은 창가에서 마음 놓고 하늘을 본 날이 언제던가.

어쩌다 한 번만이라도 바람 불면 바람을 맞으며 언덕에 올라도 보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낙엽을 밟으며 걸어도 보고, 산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내달려도 보고, 밤이 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가끔은 산다는 걸 잊어버리며 그랬으면 좋겠다고 백남구(59)시인은 말한다.

조용한 섬이 좋아 자청해서 섬으로 들어온 백남구 시인은 작년 9월에 위도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을 했다.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다방면으로 두루 경험을 쌓으며 40년째 교직에 몸담아 온 백 시인은 팔방미인이다. 완주 출생으로 유난히 글재주가 좋은 그가 아이들에게 글쓰기 지도를 오랫동안 하다가 1991년 월간 한국시에 등단하기에 이르렀다.

전북문인협회원으로 활동하며 전북교단문학회장과 전북글짓기지도회장 등을 역임하며 동시집과 동화집을 다수 발간하고, 최근 제5시집 ‘억새의 노래’를 발간하면서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백 시인은 전북교육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교육계에서 유명인사다.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함께 섬 생활을 즐기면서 시상을 떠올리는 백 시인은 섬에서 그 만의 전원생활을 즐긴다.

그를 처음 본 사람이면 누구나 차분하고 논리정연한 말솜씨와 온화한 미소에 반한다.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늘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고 마인드맵으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그는 그칠 줄 모르는 열정의 소유자다.

그의 마음속에는 시와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고운 언어는 일기 쓰듯이 일상생활에서 연륜이 고스란히 묻어나 시를 통해 나타난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고 리듬감 있는 운율은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감상적이면서도 풍경화를 그리듯 섬세하다.

백 교장은 평소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며 일기쓰기를 권장한다. 손쉬운 컴퓨터 이메일보다는 제자들에게 정성이 담긴 편지를 직접 펜으로 쓰곤 하는 백 교장은 “사람은 칼로 베인 상처는 쉽게 아물지만 말로 베인 마음의 상처는 오래가는 법이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가슴에 한이 되어 사무치고 작은 칭찬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큰 힘과 활력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의 생활신조는 날마다 하늘을 한 번씩 바라보는 것이다. 하늘을 보며 그날을 돌이켜보며 부끄러웠던 일들을 반성하고 시인 윤동주처럼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란다. 

백 시인은 나이를 먹었다고 정체된 생활은 의미 없는 인생이라며, 아직도 모르는 게 많고 배울게 너무 많아 일주일에 한권씩 책을 읽고 탐구한다.

이런 열정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꾸준히 시를 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년을 앞두고 있는 그는 퇴임 후 부인과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떠다니면서 영화 타이타닉호 처럼 세계여행을 꿈꾸며 크루즈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항상 무언가를 갈망하는 백 시인은 도전정신으로 현실과 마주하며 무한한 감성으로 산과 들과 바다를 향하여 자연을 노래하면서 창작의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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