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산품 관리 뒷전 '이순신 밥상'만 홍보 경쟁력없는 소규모 축제들 통합해 집중필요

이른바 ‘명품’이 대접받는 시대다. ‘명품’만들기 열기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역을 넘나든다.

농수산물도 얼마나 뛰어난 마케팅을 펼쳐 이미지를 만들고 가치를 높이느냐에 따라 같은 상품이라도 가격이 천양지차다. 한마디로 상표값이다. 강력한 브랜드야말로 고부가가치 창출의 핵심동력이라는 인식은 기업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의 자치단체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통합브랜드 개발을 통해 특산품과 축제 등에 적용시켜 ‘명품’으로 만드는 노력이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지자체들은 지역 문화와 특산품을 특화한 축제를 개발, 지역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역의 특산품과 축제를 지역마케팅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안군의 상황은 어떠한가.

지역특산품 관리도 안되는데 대표상품 또 만드나

부안군 역시 지역 경제 살리기의 하나로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화’사업에 나서고 있다.
김종규 군수는 최근 ‘각 실과소별로 이순신 관련 상품을 개발하라’는 지시사항을 내렸다. 부안군이 ‘이순신’을 지역브랜드화시키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부안군은 ‘충무공 밥상’이라는 메뉴를 개발해 지정된 식당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하서 RPC에서 생산되는 장군의 쌀, 이순신이 어머님께 보냈다는 밴뎅이 젓을 이용한 효도젓갈 등도 곧 ‘명품브랜드’로 지정할 계획이다.

부안군의 ‘명품브랜드화’ 사업은 기존에 있던 지역특산품과는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드라마 이순신’의 인기를 등에 업고 추진되는 ‘명품브랜드화’사업은 벌써부터 많은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지역특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부안군과 역사적, 문화적으로 어떤 연고도 없다는 점이 문제다. ‘드라마 이순신’이 종영된 후에도 관심과 인기가 지속되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지역 특산품에 대해서도 마케팅 대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새롭게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문제다. 부안군이 특산품에 대한 마케팅 전략은 ‘부안 농특산물 및 향토먹거리 홍보책자 제작’, 농특산물 전시 참가업체 부스 설치 및 운영’ 등이 전부다. 13개 품목으로 지정된 부안군의 대표적 특산품의 경우 생산자와 마을, 작목반마다 브랜드를 달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부 특산품은 농가 개별적으로 인터넷이나 도시 직판장 등을 통한 판로확보에 나서고 있어 지역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통합브랜드’를 개발해 지역 안에서 생산되는 모든 특산품에 대해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민소득 지원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경남 남해군의 경우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에 대해 ‘보물섬 남해’라는 통합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해 지역의 이미지를 통일하고 인지도를 높여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역축제 현황과 특성 고려해서 대표축제 발굴해야

현재 부안군에서 주관하는 공식적인 축제는 없다. 부안군을 상징할만한 민간 축제도 없는 실정이다. 지역축제가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특산품이 고가로 팔릴 수 있도록 활발한 마케팅이 펼쳐지는 기능을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무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부안군의 주요 문화축제는 위도 띠뱃놀이, 해넘이 축제, 줄포수박축제 등 8개의 행사가 있다. 해넘이 축제의 경우 부안군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었지만 지금은 2년째 중단된 상태다. 부안군은 해넘이 축제로는 다른 축제와 차별성이 없고 예산낭비 등으로 바라볼 소지가 있어 중단했다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부안군 기획감사실 내에는 축제기획팀이 있다. 부안을 상징할 만한 대표적인 축제를 개발하기 위한 한시적인 팀이다. 하지만 축제기획팀에서는 현재 부안에서 열리고 있는 문화행사, 축제 등이 몇 개나 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 열리는 소규모 축제와 문화행사들도 관광과, 해양수산과 등 관련부서가 제각각이다. 지역축제에 대한 현황파악과 일관성 있는 지역축제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갯벌축제, 곰소마라톤 대회, 젓갈축제 등은 모두 민간 주관 또는 부안군에서 후원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젓갈축제 등 지역별로 열리고 있는 소규모 축제가 오히려 부안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성과를 적절히 반영하고 필요시에는 비슷한 성격의 축제를 통폐합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부안군은 외부 업체에 의뢰한 부안군을 대표할만한 축제 개발 용역을 3월 초 발주해 5월말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지역별로 열리는 축제에 대한 현황파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안을 대표할 상징적인 축제를 개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역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차별화된 축제를 개최해 관광객 유치와 특산품 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특산품과 축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역이미지를 만들고 특산품과 축제에 통일적으로 적용시키는 통합브랜드 개발과 마케팅은 이제 자지단체에서는 공식이 되다시피했다. 군수를 포함한 부안군 공무원들의 대대적인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영주 기자 leekey@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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