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관광' 으론 산업적 효과 없어 왕궁 만들어놔 사극 많이 찍을 것 재단법인 신설 장기계획 세워야

장동찬 전주영상위원회 사무국장은 부안군의 영상산업에 대해 ‘12월 위기설’을 주창한다.

현재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종영과 함께 관광객이 뚝 끊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세트장, 영상테마파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이 지역은 공동화?슬럼화될 것이고 이럴 경우 부안은 전라북도 영상산업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사무국장은 이에 따라 부안군이 통합적인 브랜드화를 위해 이순신을 활용하고 세트장과 영상테마파크를 운영할 수 있는 재단법인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조직만으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공익적인 사업을 사기업체에 맡길 수도 없기 때문에 나온 해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안이 영상산업의 적지라고 할 수 있나.

대한민국 전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다 적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문화재 시설에서는 촬영을 못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영상테마파크의 효용이 높아지게 됐다. 왕궁을 만들어 놓은 것은 아주 잘한 것이다. 부안에서 사극을 찍을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투자규모가 큰 반면 사극은 1년에 한 두 편밖에 안 찍는다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찍지 않더라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핵심이다.
-영상테마파크가 전라북도 영상산업에서 가지는 의미는.
전라북도가 4대 역점사업 중의 하나로 문화영상산업을 정하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전주, 정읍도 영상단지를 유치하려고 한다. 섬진강 권역을 거대한 촬영장으로 만들려는 프로젝트를 전라남도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서 보면 부안이 1번 타자다. 그만큼 부안의 성패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지금 상태라면 부안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위기의식이란 어떤 의미인가.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 효과는 12월이면 끝난다. 세트장 주변은 난개발을 걱정해야할 수준이다. 지금처럼 관광객들이 판옥선이나 거북선 앞에서 5분 사진 찍고 훌쩍 떠나는 상황이면 영상으로 인한 산업적 효과는 없다. 관광객을 잡아둘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관련 컨설팅을 받았지만 이벤트의 나열에 불과하다.
특히 문제는 부안이 부안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데 있다. 이대로 두면 전라북도 영상산업에 큰 타격을 준다.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벌써부터 ‘묻지마 투자’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올해 말에 가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다. 전북도도 심각성을 깨닫고 치유에 나서야 한다. 난개발이나 도로정리 등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제대로 된 계획을 해서 이순신 종영 뒤에도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추진주체의 문제인가.

공무원들이 하는 일을 보면 인프라 구축은 잘하는데 이를 토대로 마케팅을 하거나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실제적인 계획을 하지 못한다. 거기까지가 한계인 듯하다. 브랜드 마케팅과 영상을 통한 산업, 관광개발을 합리적으로 구상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부안군은 영상위원회를 얘기하지만 잘못된 접근이다. 영상위원회는 영화나 드라마를 유치해 그 팀이 돈를 뿌리도록 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마케팅, 브랜드 창출까지 하려면 조직이 거대해져야 한다.

부안군에서는 재단법인 설립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의 명망가들과 전문가들이 재단법인에 포진해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짜야 한다. 관과 민, 그리고 사업체가 어우러져야 가능한 일이다. 사실 너무 늦었다.

-부안군이 무엇에 중점을 두고 브랜드 전략을 짜야 하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을 사람들은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어떤 특산품이 경쟁력 있는지 고민을 가지고 부안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물건들이 하나의 상표로 결집되고 그 상표가 부안군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 자체로 유통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부안은 아름다운 도시다. 하지만 이미지는 핵폐기장으로 인해 부정적이다. 그것이 브랜드 파워를 만드는데 대단한 걸림돌이다. 핵폐기장을 결사반대한 만큼 생태적으로 지켜내고 있다는 것을 홍보해야 한다. 언론에 구미가 당길만한 아이템을 던져 끊임없이 방송꺼리를 만들고 부안을 좋은 이미지로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 ‘불멸의 이순신’도 좋은 기회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계희 기자 gh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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