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독립정신 되살려 굴절된 역사 바로 세워야

지금으로부터 86년 전 1919년 3월1일, 일본제국주의의 가혹한 식민통치에 신음했던 조선 민중은 하나가 되어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대한독립만세”, “일본인과 일본 군대는 물러가라!”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일제에게 빼앗긴 국토와 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찾기 위해 맨주먹으로 들고 일어나 민족의 독립을 세계만방에 선언했다. 1년 동안 계속된 항쟁은 200만 명이 참가했으며 운동 과정에서 7천500명의 민중이 학살되고 1만6천명의 부상자와 4만7천명이 체포되는 희생이 따랐다.

3?1 독립운동의 목표는 일제 폭압과 무단통치로부터 벗어나 민족의 독립을 쟁취하는 것이었다. 궁극적인 목표는 식민지 상태를 청산하고,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민족운동은 일제의 잔인한 탄압으로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나 3?1운동은 민중이 민족해방운동의 전면에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상해임시정부의 조직과 무장 항일독립투쟁으로 발전하는 추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자유와 독립을 원하는 민족정신을 국내외에 과시했다.

끈질긴 민족해방운동과 제국주의 세력간의 전쟁에서 일제가 패전하여 해방이 찾아왔지만, 전승국인 미국과 소련이 남북을 점령함으로써 우리민족의 주체적 역량으로 자주적이고 독립된 통일국가를 건설할 수가 없었다. 조선의 지배자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 미국은 친일파를 다시 중용하는 반민족적인 점령정책을 썼다. 따라서 친일파 청산이라는 민족적 과제는 좌절되었고 친일파들은 숭미파와 반공주의자로 변신하여 해방된 새 나라의 권력과 부를 장악했다. 이러한 역사 왜곡은 남한만의 단독정부수립, 민족분단, 한국전쟁, 군부독재라는 민족비극의 수순을 밟게 된다.

해방된 것은 나라와 민족이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 미제국주의를 등에 업고 권력을 잡은 이승만과 친일파들은 식민지 사회구조를 온존시키며 그들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구축했다. 반공 이데올로기로 독립 애국지사들과 민족주의자들을 숙청하고 민족 분단의 고착화와 군사독재 체제로 우리 사회와 민족은 엄청난 고통과 희생을 치루고 있다.

한일회담 40년만에 공개된 한일협정 문서공개로 인한 파장과 요즈음 부쩍 늘고 있는 매국노 이완용과 송병준, 이재극 등을 비롯한 ‘친일파 후손들의 땅 찾기 소송’과 그들 매국노 후손들에 대한 사법부의 보호는 청산하지 못한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해방 후 뒤틀린 역사로 우리사회 곳곳에는 지금도 일제 잔재들이 펄펄 살아 있는 것이다. 남북으로 분단된 조국, 독재체제의 유산들, 이러한 반민족적 환경에 기생하며 기득권을 누리며 역사를 끊임없이 왜곡하고 있는 친일의 후예들이 그들이다. 이러한 일제 잔재들은 우리사회의 진정한 민주화와 민족자주?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저지하고 있는 족쇄다.

우리는 86주년 3?1 운동 기념일을 맞고 있다. 과연 무엇을 기념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역동하는 민족사와 시대정신은 우리에게 3?1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역사왜곡의 근원인 일제 잔재와 독재 잔재를 청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은 민족자주 ? 민주 ? 평화 ? 통일이다. 이러한 숭고한 독립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외세의 간섭을 물리쳐 자주적으로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민족의 역량을 창출하는 데 나서야 한다. 그것은 미완의 3?1 독립운동을 완성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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