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체성 수립과 과거사 청산

지역의 대표적인 일제시대 잔재물인 ‘수당문(秀堂門)’이 광복 60주년인 올해 8?15 광복절을 맞아 철거될 전망이다.

동아일보 창업주 인촌 김성수의 친동생인 김연수의 호 ‘수당(秀堂)'을 딴 이 현판은 지역단체들의 철거 요구를 받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 등을 비롯한 지역단체들은 수당 김연수의 친일 행적을 비판하면서 지난해부터 현판 교체를 주장해 왔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지부장 최재흔, 민문연)는 지난 16일 “지역내 일제 잔재 처리문제와 관련해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과 전북대학교 박물관 학예실장,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위원, 전주시청 관계자 등으로 구성되는 협의회를 오는 3월 중에 구성키로 하고 일제잔재물의 처리방법과 범위 등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민문연은 특히 “그동안 끊임없이 철거논란을 빚어 온 수당문에 대해서는 8?15 광복절에 맞추어 철거하기로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청 행정관리과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 전북대 박물관, 민족문제연구소와 ‘지역 정체성 수립과 과거사 청산’이라는 학술대회를 열고, 친일 잔재물과 관련해 대상을 설정하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조사하고 처리문제도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문제는 주민공청회를 여는 등 민간이 주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덕진 종합경기장을 들어가기 위해 통과하는 일주문인 ‘수당문’은 과거 친일 행적을 보였던 고 김연수(1896~1979. 전북 고부 출생) 씨의 아호를 새긴 현판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에 따르면 5?16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군부는 전라도에 군인 출신 도지사를 내려보냈고, 군부는 그 치적을 쌓기 위해 1963년 덕진경기장을 건립, 제44회 전국체전을 유치했다. 수당문은 당시 삼양사 회장으로 있던 김연수 씨가 경기장 조성 성금을 내놓자 그 뜻을 기리기 위해 그의 아호를 현판에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향미 기자 isonghm@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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