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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문제는 제가 이야기 안할라네요, 끊네요.” 뚜뚜뚜뚜~
변산면 김주현 면장이 곤혹스럽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면장은 기자가 질문을 시작하자 말자 “아, 그 문제는 제가 이야기 안할라네요”라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정작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야 할 사람은 변산면 중개리 석문마을과 마포 산기마을 이장과 주민들이어야 맞다. 이유는 김면장이 주민들이 선출한 이들 신임 이장 2명에게 임명장을 지금까지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면장이 밝힌 이장 임명 거부는 너무나 우스꽝스럽다. 주민들에 의해 뽑히고도 아직까지 변산면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중개리 석문마을 이광연 씨는 “면장 말에 따르면 변산면사무소 직원들이 날 싫어하니까 안 준다고 했다”고 밝혔다. 어찌 보면 직원들의 의견을 성실하게 반영하는 민주적인 면장 같기도 하지만 면사무소 직원들 이전에 주민들 관점에서 보면 주민들의 의견을 거스르고 면사무소의 면장이나 직원들 입맛에 맞는 이장만 임명하려고 하는 것은 ‘세상 변한 것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공무원들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중개리 석문마을 이광연 씨는 “핵폐기장 투쟁이 한창일 때 김면장에게 욕설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안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 때의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임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16일에는 변산면사무소에서 이장단회의가 있었음에도 이들 두 명의 이장에게는 회의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두 마을의 이장은 공백 상태다. 변산면사무소는 입맛에 맞는 이장을 임명하려고 발버둥치지만 뜻대로 되지 못했다. 주민들이 변산면사무소에서 내세우는 사람에 대해 이장 추천서를 작성해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변산면은 이미 선출된 이장을 임명하지 않아 항의가 빗발치고 입맛에 맞는 이장을 선출하려니 추천서 작성마저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 이래저래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다.
‘면사무소 직원이 싫어해서 임명 안한다’는 임명 거부 이유처럼 ‘주민들이 반대해서 변산면장직을 물러 난다’는 소식도 들릴 법하지 않는가. 한편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장단 회의에서도 이들 2명에 대해 이장 임명을 하지 않으면 변산면 이장단들은 이장단회의 탈퇴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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