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감옥생활을 한 것에 대해 한번도 부끄럽게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져왔고 후회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교도소에서 더 자유롭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 전 전주 최씨 부안군 종친회 회장으로 당선된 최규식 씨는 종친회 회장 이력에 ‘울릉도간첩단 사건’으로 무기형을 받고 지난 74년부터 91년까지 26년 동안 복역해온 ‘장기수’ 이력을 문중에 공개해 화제가 됐다.

젊은 시절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산전수전 겪어온 그가 최근 한 지역신문의 발행인이 자신의 전력을 들며 인신공격을 해온 것에 대해 해당 언론사 발행인을 고소키로 한 것이다.문제의 언론사인 부안저널은 지난해 1월부터 십수 차례에 걸쳐 그의 전력을 들어 핵폐기장 반대에 나서온 그와 아내 한청관 씨를 비방해왔다.

특히 부인 한씨는 “형사상 절차가 모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전력을 들어 핵폐기장 유치 신청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남편을 비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인신공격에 대해 그동안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싸울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시간에 좋은 글 더 쓰는 게 낫지요.” 한씨는 “처음에는 남편을 비방해오던 부안저널이 제 이름의 글이 인터넷상에 올라오자 ‘새끼간첩’이나 ‘미친년’이라는 화살을 나에게도 날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비방의 글들이 지역사회에서 버젓이 ‘신문’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부안저널의 이러한 비방성 글에 대해 최규식 씨는 “부안저널 발행인이 개인적으로 중학교 동창인 나에 대해 그런 글을 쓸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오히려 그가 과거에 금융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구치소에 찾아가 도움을 준 적은 있지만 원한을 살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김종규 군수의 핵폐기장 유치 신청에 대해 다른 군민들과 마찬가지로 분노하고 군수의 독단적인 처사를 비판하는 대열에 서서 함께 싸워왔다. 그러던 어느날 인터넷 게시판에 한 편의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것을 꼬투리 잡은 것이다. 실제로 박재순의 글은 최씨의 글이 등록된 다음부터 등장했다. 최씨는 박씨가 계속적으로 인신공격을 한 이유로 “레드컴플렉스를 이용해 더 이상 반핵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최씨는 “독재정권을 옹호하고, 친일을 했던 언론이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의제를 흐리고, 독자들도 그런 기사에 물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부안저널의 그러한 행태가 한두 번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계속 되면 결국 사람들에게 각인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면서 “‘밑지는 장사’지만 지역에 참언론이 바로 서고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 내가 좀 희생되더라도 고소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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