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여울 / 여성주의 저널 www.ildaro.com 편집장

언론은 사람들의 눈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사회 곳곳에 '인권의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수많은 이슈들을 다루고 정보들을 나열한다 해도 기존 언론들이 그 기능을 다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그 이슈와 정보들이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안언론의 필요성은 여기서 제기됩니다.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는 기존 언론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며 그나마도 이들의 삶과 이슈는 남성과 기득권자의 시선으로 '규정'되어 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앙집권적 체계 속에서 언론 역시 지역의 사안을 소외시켰고, 환경이슈는 언제고 개발중심 논리에 밀려나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스스로 권력을 장악해 그에 도전하고 비판하는 이들을 억압하는 데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부안에서 새만금 개발과 핵폐기장 유치 등의 사안과 관련해 주민자치적 반대운동을 벌여 온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언론이 창간된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부안독립신문은 창간취지문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담지 못했던 설움을 딛고 부안의 신문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말해주지 않는 '소외'를 경험한 이들이 스스로 눈과 입을갖겠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라 봅니다.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는 기존의 시선으로는 포착할 수도, 담아낼 수도 없기에 이들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선 '다른 관점'이 나와 주어야 합니다. 새로운 부안의 목소리가 그러한 관점을 견지해주길 바라며, 이를 위해 낮은 곳에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주기를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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