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이 아닌 실천으로 ‘장애인 먼저’를 말하는 행복한 부안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은 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불편함을 알아보고 지역사회가 함께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아 장애인이 직접 나서 부안읍 일대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모니터링에는 휠체어 장애인 4명 외에도 촬영 도우미로 디지털카메라반 어르신들이 함께 해 행사에 더욱 의미를 더했다.

편의시설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건물, 교통시설,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이동을 하며, 정보에 접근하는데 있어서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설 또는 설비를 의미한다. 1997년도에 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에서 편의시설의 이용대상을 장애인 뿐 아니라 노인, 임산부, 여성, 어린이 등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모든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편의시설은 더 이상 장애인편의시설이 아니라 ‘편의시설’로 정해졌다.

모니터링 결과, 장애인 전용 화장실, 고르지 못한 보도블록 등 큰 공사를 필요로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역주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배려한다면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편의시설이 더 많았다. 가장 많이 지적된 출입구 경사로 설치가 그러하며, 인도를 가로막고 주차되어 보행에 방해가 되었던 자동차, 인도까지 진열 된 상점의 물건들은 지역주민들이 조금만 배려하면 쉽게 실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지난 해 9월 여권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을 찾은 한 휠체어 장애인은 1층에 위치한 사진관을 겨우 찾았지만 10cm의 턱을 오르지 못해 사진관 앞을 서성여야 했다. 다행히 이를 알아차린 사진관 주인의 도움으로 사진을 찍을 순 있었지만 10cm 벽을 넘지 못한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농촌지역인 부안이 모든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는 일은 지역사회의 많은 이해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편의시설이라도 갖추고 장애인들과 지역의 많은 어르신들의 보행을 조금이나마 돕는다면 우리 부안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로 더욱 살기 좋은 고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눈이 많이 내린 날 내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눈치우기에 나섰던 동네 이웃들의 마음으로 우리 가게, 우리 기관에 오는 보행 약자들을 위해 턱을 없애는 일, 주인장의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작은 편의시설 설치하기 운동을 우리 부안에서 먼저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장애인을 위한 정책들을 점검하며 신문과 TV를 장식하는 손에 잡히지 않는 거대한 정책 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편의시설 설치하기 운동을 통해 말 뿐이 아닌 실천으로 ‘장애인 먼저’를 말하는 모두가 살기 편한 행복한 부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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