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은 / 민중가수

안녕하셔요! 핵폐기장 저지 싸움의 현장에서 겁나게 떠버린(?) 민중가수 최도은입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부안군민 여러분과 인연을 맺은 게 어느새 일 년이네요.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깊고도 넓은 것이라더니 작년 8월 13일 처음 인사를 드리고, 그날 행진 대열에 묻혀 난생 처음 고속도로 점거도 해보고, 그 과정에서 백발이 성성한 여든의 어르신에서부터 서너살 아이까지 남녀노소 구분 않고 모여든 고속도로 위의 사람들을 통해서 크게 감동 받았습니다. 또 그것을 인연으로 한 번 간 것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서 저는 부안 군민여러분이 진정으로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 지 그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지난 9월 15일의 ‘핵폐기장 부지선정을 위한 예비신청 절차가 무산된 것’은 부안군민 투쟁의 승리요! 부안군민들의 협심 투쟁한 그 실천정신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희망임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핵폐기장 저지 싸움을 통해 정부와 한수원, 그리고 김종규의 무책임한 핵 정책이 결과 지을 재앙의 끝을 알게 되었고, 과학문명의 발전이 모든 사람들의 삶에 보다 나은 혜택과 권익을 줄 거라는 그저 막연한 환상을 깨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가 이 땅에서 건강하게 살다 가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마저도 가만히 앉아서는 지킬 수 없다는 것, 우리들이 뭉쳐서 견제하고 싸울 때만이 우리의 소망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의 과정이 비단 저 뿐이겠습니까만 세상을 바르게 알고, 바르게 읽고, 바르게 소통하여 이 사회의 폐단을 몰아내는 데 부안 군민이 그간 보인 소중한 투쟁의 성과를 지켜나가는 삶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 싸움의 승리를 기억하여 이 땅에 다시는 김종규 같은 인간이 얼굴 들고 불쑥불쑥 펌프질하면서 살지 못하도록 ‘부안독립신문’이 그 감시자의 삶을 기록하고 소통하는 통로가 되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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