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근수 / 전국민중연대 공동대표

부안독립신문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신문은 여러분들의 귀한 투쟁의 열매입니다. 국민이 정부와 투쟁하여 최초로 승리를 거둔 사건이 바로 부안 투쟁의 큰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민중의 힘’의 사회적-정치적 발로가 바로 부안의 핵폐기장 철폐투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부안인들의 투쟁'은 그 만큼 값진 것이고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투쟁은 한국사에서 가장 빛나고 자랑스러운 민중의 승리로써 동학혁명을 지도한 전봉준 장군의 후손다운 투쟁이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분들이 한창 투쟁 중에 있을 때 서울에서는 소위 운동가들 사이에 '부안에 가서 운동을 배워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문제가 많은 사회가 한국 사회였고 민중의 투쟁이 많이 요구되었으나 여러분 만큼 운동을 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투쟁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정치 투쟁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는 민주노총과 전국 민중연대도 여러분들 투쟁만큼 질 높은 투쟁을 잘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안은 결코 전라북도의 한 작은 군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운동의 중심이었고 모든 운동 역량을 부안으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 여러분들의 운동이 모든 운동의 동력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패배주의란 있을 수 없다는 것과 우리들의 문제는 우리들의 손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등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투쟁했던 상대는 노무현 정부였습니다. 정권은 경찰조직, 공무원조직, 군대조직을 가지고 있는 막강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이 정권과 투쟁하여 승리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권과 투쟁하여 승리했다는 것은 바로 그 상전인 미국 정부와 투쟁하여 승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오늘날 이 세계에서 최강대국입니다. 해방과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최강대국의 힘으로 불의한 짓을 일삼는 미국의 제국주의와 투쟁하여 승리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그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의 투쟁 후 한국의 어떤 다른 운동도 승리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리 목적이 훌륭한 운동도 다른 그 어떤 운동도 여러분들의 영웅적인 투쟁 같지 못했습니다. 운동이란 마음대로, 억지로, 인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운동에는 반드시 ‘역사적인 바람’(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일치된 투쟁이 아름다운 열매와 결실을 맺은 것은 그러한 역사적인 바람을 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부안독립신문 창간은 ‘불가능에의 도전’을 의미합니다. 운동의 가장 원동력인 언론 매체를 여러분들의 손으로 직접 현실 그대로 말하고 보도하는 일은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이는 매우 중요하고 새로운 유형의 투쟁입니다.

핵폐기장 뿐 아니라 부안지역의 현안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보도하고 이로써 여러분들의 투쟁의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일은 엄밀한 의미에서 민간의 힘으로만 감당하기에는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그러한 난관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어려운 일에 도전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이 ‘불가능에의 도전’에 승리와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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