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 세종대 해직교수

어느 사회나 다양한, 때로는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과 계층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분출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자율권을 교육의 3주체라고 불리는 교수, 학생, 학부모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수 십 년 동안 이 땅의 교육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쥐고 있었던 사립학교의 재단들은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때로는 문제가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이전에 이해관계를 구하는 ‘양식’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엔 서로 갈등하는 이해관계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인 대화와 타협이 사전에 봉쇄되어 버린다. 사전에 봉쇄되어 버린 합리적 해결의 자리에는 온갖 횡포와 공작과 음모만이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그 해 전북의 부안이 그랬고, 서울의 세종대학교가 그랬다. 이는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어느 한쪽이 나머지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삼을 뿐 독립적인 주체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식을 갖추지 못한 횡포와 공작과 음모의 대상이 된 이들이 자신들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몸을 움직이며, 스스로 나서는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지난 시절 부안이 걸어왔던 길은 바로 그런 길이었다. 그리고 우리 교육이 걸어가야 할 길도 바로 그런 길이다. 그래서 우린, 공간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든지 간에, 부안의 독립을 향한 길에, 그리고 교육의 독립을 향한 길에, 함께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땅에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길에 나선 우리에게 부안독립신문의 창간은 매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소중한 바퀴를 하나 더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부디 부안독립신문이 그 창간 정신에 밝힌 대로 진실과 인권과 평화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위한 교육을, 부안과, 부안을 넘어 전국에 널리 퍼지도록 하는 일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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