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수/ 월간 열린전북 발행인

축하할 일 3가지

먼저, 언론 상황이 열악한 전라북도에서 정론언론이 창간된다는 점이 크게 축하할 일입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정론지 한겨레신문이 서울에서 창간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전국 각지의 언론 현실은 아직도 척박하기만 합니다. 그 척박한 토양에서 피어난 몇 송이 꽃들은 그만큼 더 빛날 수밖에 없습니다. 옥천신문, 남해신문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이제 부안독립신문이 새로운 빛을 발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것입니다.

또 부안독립신문은 반핵투쟁 과정에서 형성된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낸 중요한 생산물입니다. 투쟁 승리의 결과물이기도한 부안독립신문은 ‘새로운 공동체 부안’을 발전시킬 핵심 기관입니다. 바른 언론을 가진 사회만이 질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침 산업자원부가 부안 핵폐기장 신청을 무효화시킨 시점에 창간호가 발간되어 부안군민들에게는 더욱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안독립신문은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출발한다는 점에 축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군단위 지역신문으로서는 충분한 자본을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하고, 유능한 사원들을 공개 모집하였으며, 주주들이 주식을 나누어 군민, 대표, 노동조합에 배분하는 획기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만한 조건이면 지역주민이 함께 하고,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문자그대로 정론언론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것입니다. 필자가 축하한다는 말에 앞서 부럽다는 말을 먼저 붙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대와 당부 3가지

하나. 부안독립신문은 출발이 화려하므로 신문의 발간 과정은 곧 내실을 다져나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기자와 임원들의 수준이 높은 것은 장점이지만, 눈높이가 지역주민들과 다르면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식과 실제생활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신문은 함께 녹아져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둘. 오래 지속되는 신문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직원들의 부안 생활 정착이 기초이고, 주요 임원의 타지역 이전에도 흔들리지 않을 기반을 다져야 합니다. 새로운 모델로 기대를 모았던 신문 방송들도 모두 내홍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견과 갈등을 피하지 말고 넘어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셋. 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의 승리는 부안독립신문을 탄생시킨 토양이지만, 지금부터 시작되는 ‘투쟁과 갈등에 대한 정리’의 과정은 부안독립신문에게 첫 시험무대가 될 것입니다. 핵폐기장 문제가 지역의 핵심 이슈로 남아 있다는 것은 신문의 초기 정착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역의 대표 신문이라는 위상을 세워나가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편집권의 독립도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려면 예리한 감각과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계 최초”를 내세우는 창간 주체세력의 의지가 우리 모두의 찬사와 인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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