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전라북도 교육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과정을 보면 두 후보의 ‘교육 전문가’ 주장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개입된 사람들, 그리고 선거를 바라보는 유권자 대부분은 또 하나의 ‘정치인’을 뽑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컸다. 교육은 빠지고 정치만 남는 꼴이었다.

특히 부안의 경우 그 정도가 심했다고 본다. 지난 13일 최규호 후보의 선거연락소 개소식 풍경은 그야말로 정치선거 분위기의 전형이었다. 내로라하는 지역 인사들과 정치 관련자들이 망라됐으나 이들의 결집이 교육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 열정, 냉철한 교육철학과 가치에 따른 실천이었다고 보기엔 어렵다. 차라리 정치권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열기에 가까웠다.

이미 그날의 개소식만으로 부안에서의 선거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부안의 정치 무기력 또는 보수화 경향과 대다수의 군민들이 일반선거든 교육선거든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그 정도의 ‘조직’만 갖춰지면 사실상 ‘게임’은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최후보의 당선으로 농어촌 지역과 부안에 더 많은 돈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른 바 ‘교육 자원’이 생기는 것이다. 또 향후 최 당선자를 밀어준 지역의 정치 구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최 당선자가 인맥을 강조하며 밝힌 것처럼 동생이 민주당 최규성 의원인 점, 지역적인 연고성 등을 고려할 때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일부 정치 관련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겠지만 일말의 ‘정치 자원’도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들이 과연 얼마나 부안의 올바른 발전에 기여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우선 ‘학력신장과 인성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한 최 당선자가 제공할 자원이 한편으로는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농촌 교육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입시경쟁교육을 더욱 공고히 만들 수도 있다. 또 정치 자원은 장기적으로 부안의 ‘개발’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지역사회 내의 정치 발전과 민주화를 가로막는 장애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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