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학정치에서 뭍으로 나오려는 시도공직선거법 그물, 피해갈 수 있나

홍보비, 업무추진비 두 배 이상 증가, 민간단체 지원 급증, 행사지원비 낭비 심각.
부안군이 제출한 2005년 예산안의 도드라진 특징이다. 증액 편성된 예산 항목들은 공통점 을 가지고 있다. 김종규 군수의 치적을 홍보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예산이라는 점이다.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을 위해 쓰여져야 할 예산을 이용해 자신의 지지도를 회복하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활용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읽힌다는 것이다. 김군수는 ‘인정받지 못하는 군수’란 막다른 길을 벗어나는 마지막 카드로 치적 홍보와 주민 접촉을 선택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전선거운동과 직책상 공무수행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을 건너는 그의 모습은 위태롭기만 하다.
◇업무추진비, 민간단체 지원 급증
부안군은 2005년 업무추진비를 1억원 이상 증액 편성했다. 김종규 군수의 활발한 주민 접촉 의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간행사보조, 민간행사위탁 등 민간이전 예산은 24억을 증액해 92억 5천만원을 반영했다. 김군수는 업무추진비를 민생안정 및 지역개발 활성화, 역점시책 추진 등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민생안정과 지역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세워진 예산이 선심성, 선거운동적 성격이 짙은 예산 편성임을 감안하면 김군수의 2006년을 향한 몸부림이 도가 넘어서고 있음을 알수 있다.
◇주민접촉 행사 폭증
올해까지 김군수는 공식적인 각종 행사조차도 마음대로 참석할 수 없었다. 군수로 인정하지 않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었다. 그는 대신 한정적인 인원을 주민의 눈을 피해 접촉하는 방법을 짜냈다. 바로 대덕 견학부터 이어져 온 ‘견학 정치’다. 지금은 영광원자력발전소견학, 웰빙여행, 선진지 견학 등 그는 ‘견학 정치’를 바탕으로 야금야금 공개적인 활동범위를 넓혀왔다. 부안군은 내년에 일회성 행사 예산으로 35억 6천만원을 책정했다. 자체 세수입 250억의 14%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각종 문화예술행사, 도지사와 군민과의 대화, 변산아가씨 선발대회, 마라톤대회 등 민간 행사지원 예산을 무려 728% 증액시켰다. 은밀한 ‘견학정치’에서 대폭적인 행사예산 증액을 통해 공개적인 활동범위를 넓히려는 김군수의 움직임이 주민의 눈은 물론이고 공직선거법이라는 그물을 언제까지 피해갈 지는 미지수다.
◇ 홍보비
부안군은 2005년 정책홍보 예산으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액 편성했다. 작년의 3억6천만원보다 3억7천만원이 증가한 규모다. 정책홍보비의 절반 규모인 3억7천만원은 홍보용 신문 구독료, 군정 홍보시책 수수료, 군정 기획보도 수수료, 군회보 제작 등에 편성했다. 주민에게 실익이 되는 사업보다는 자신이 한 일을 알리는 데 무척 고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보다는 ‘홍보’, ‘실익’보다는 ‘화려함’을 쫓는 전형적인 구태정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안군은 군회보 제작 횟수를 곱절 이상 늘렸다. 올해 두 번에 걸쳐 발행한 군회보를 2005년에는 4회 발행에 근거해서 예산을 편성했다.
사전선거운동에 관한 판례를 보면 ‘업적을 부각시키거나 각종 사업의 추진 성과를 입후보예정자의 치적으로 돌리는 행위“에 대해 사전선거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호의적 기사가 게재된 기관지 등의 배포를 확대하는 행위’도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
/이영주 기자 leekey@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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