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후배와 차를 타고 전주에 다녀오면서 부안으로 진입하는데 운전하던 후배는 동진 진입로를 통해서 들어왔다. 왜 부안읍 진입로로 가지 않느냐고 물으니 후배는 부안읍 진입로에서 사고가 자주나 될 수 있으면 그쪽으로 가지 않으려 한다고 답했다. 사실 최근 그곳에서 내가 아는 교통 사망 사고만 비슷한 것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 모두 젊은 사람의 사고였기 때문에 모두가 더욱 안타까워했던 사고였다.

후배의 말을 듣고 난 며칠 후 일부러 그 도로로 차를 몰고 부안읍 진입로로 가 보았다. 진입로 바로 전에 23번 4차선 국도와 새로 개설 중인 30번 국도가 연결되는 인터체인지가 있어 도로가 모두 개통되면 변산 방향에서 부안으로 빠져나오는 차량과 23번을 타고 가다 부안읍으로 들어가려는 차량의 충돌 위험이 아주 높아 보여 걱정스러웠다.

부안읍 진입로는 여러 운전자가 이미 알듯이 완전히 시야가 가려진 ‘T’자형의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길 끝에는 콘크리트 옹벽이 쳐져 있고 좌회전하면 굴다리 터널을 통과한다. 지금도 콘크리트 옹벽에는 사고의 충격으로 조각난 블록을 때운 흔적이 있다. 부안읍으로 들어오는 길이 참으로 위험하게 설계된 것 자체가 문제이긴 하지만, 사고 후에라도 콘크리트 옹벽에 위험 표지와 함께 충격을 흡수할 폐타이어 등을 매달아 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처음 사고를 처리했던 경찰이나 관계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안전에 대한 생각을 했다면 똑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같은 사고가 반복됐는데도 아무런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솟아났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일상의 보통 시민들이 조금만 안전에 대한 생각을 고려한다면 그 정도의 조치는 누구나 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제 곧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부안을 찾아주는 관광객이 늘어나리라 생각된다.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도 안전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해줄 때 부안의 인상이 달라지리라 생각한다. 일상 생활 속에는 다른 위험 지역들도 많다. 우리 지역 주민 스스로 그런 위험 요소를 찾아내 안전하게 바꾸고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안전 파수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우리 마을에서 가장 젊은 48세의 세대주이자 가장이다. 점점 마을에 나이 드신 분들만 남게 되는 현실 속에서 사고로 숨진 젊은 그들이 모셨을 노부모들과 부모의 관심과 뒷바라지가 절실한 어린 자녀들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움과 서글픔이 커진다. 옛날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그곳에서 굿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 굿은 사고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한다는 뜻도 있겠지만 그곳이 사고지역임을 알려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홍보효과도 있었던 것이다.

이젠 사고가 나면 현장을 깨끗이 치우기만 하면 끝이다. 교통사고가 나도 모두 보험회사와 경찰이 알아서 처리하도로고 맡겨버리고 스스로의 노력이나 관심은 뒷간에 던져 놓은 듯한 생각에 내 자신부터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안전에 대한 파수꾼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스스로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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