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수확량 한참 밑돌아, 수매가도 시세와 큰 차이농민 “속은 심정”, 군 “경작 미숙”…입장 차이 커

유채를 베긴 하지만… ~ 지난 10일 수확이 한창인 계화면 강장원 씨의 유채밭. 강 씨는 이날 자신의 총 만오백평 중 3천평을 마지막으로 거뒀는데 수확량이 2톤이 채 안된다고 했다. 강 씨는 보리만큼은 농가들에게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계화에서 첫 수확을 시작으로 겨울을 난 유채 수확이 한창이다. 그러나 수확량과 수매가격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지원으로 추진되는 유채 재배시범사업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계화면 궁안리에서 전날 유채 수확을 마친 밭에서 모내기를 위해 ‘로타리’를 치고 있던 유채작목반 단장 김대식 씨는 정부와 군의 유채사업 정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가 무엇보다 문제삼는 것은 ‘수확량’. 김씨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에 걸쳐 세 차례의 유채 영농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주최측에서 설명한 유채 예상 수확량은 건조된 상태를 기준으로 1500평에 1~1.5톤이었으나 실제로 현재 수확되고 있는 유채는 산물로도 1톤에 한참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른 농가에 비해 작황이 좋은 편에 속한다는 김씨의 1필지 수확량을 1톤으로 잡아도 건조 후 약 30% 무게가 감소할 경우 7백㎏에 불과하다. 김씨는 심지어 자신의 수확량이 “필지당 평균 5백~6백㎏밖에 안될 것 같다”고 했다.

올 초 계화와 주산 일대에서 재배 중인 유채들이 겨울을 나며 철새의 먹이로 뜯겨나가거나 동해를 입어 늦은 파종 시기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씨 역시 이 점을 알고 있는 듯 “작년 10월 5일에 심었다. 정해진 농법대로 다 했고 날씨 영향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철새 피해가 없었던 밭도 수확량이 안나온다”고 했다.

저조한 수확량과 더불어 수매가격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군은 지난 4월 10일 정부의 유채시범재배사업의 유채 인수를 담당하고 있는 바이오디젤업체 (주)가야에너지와 수매 협약을 체결하면서 kg당 350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바 있다. 김씨는 이에 대해 “작년 기름값이 낮을 때에나 맞다”며 “지금은 국제 시세가 6백원을 호가한다. 그 가격이었으면 수확 못한다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채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필지당 콤바인 인건비 20만원와 건조비 12만원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그 외에도 기름값, 비료값 등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은 매우 낮을 수 밖에 없다. 콤바인은 정부 보조 60%, 자부담 40%로 구입 지원이 이뤄지는데, 또 다른 유채시범단지인 전남 보성·장흥 지역이 ‘임대’를 하는 것과 달리 부안군은 구매를 해야만 하는 것도 이들의 불만이다. 김씨는 “막상 구입해도 유채 수확용으로 개조를 하는데 1천만원 가까이 들어간다”고 했다. 김씨의 작목반은 현재 콤바인 1대와 건조기 3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일단 수매가격의 ‘현실화’다. 계화농민회 부회장인 강장원 씨는 “적어도 (청)보리 정도는 맞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 역시 ㎏당 5백원까지는 값을 매겨 줄 것을 요구하며 “군도 힘들겠지만 손실이 크기때문에 차액 보전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에 대해 군 친환경농업과 선창수 담당은 지난 11일 “시범사업 첫해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수확량 문제는 재배 방법에 따라서 달라 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담당은 “3백평에 3백㎏을 목표량으로 잡는데, △시비 부족 △제초 여부 △동계 한파 등 종합적인 이유에 따라 수확량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일단 영농지도에 충실히 따르지 않은 점, 재배방법의 미숙 등 농가 쪽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첫해이니만큼 농가와 행정 간의 시비를 가리기에는 아직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담당은 또 보리에 못미치는 수매 가격과 관련해서는 “유채 재배의 수익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홍보했다. 사업 초기부터 지침에 정해진 가격 350원에 대해서도 모두 알고 있었다. 기대치에 못미치는 가격을 감안해 80원의 차액을 보전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리 대비 수익이 낮지만 군과 농민이 이미 서로 양해 속에 사업을 출발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내년 계약 시에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6백원대 선으로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콤바인 ‘임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대사업을 할 경우 군비 부담이 늘어나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내세웠다.

군으로서는 처음 시도한 시범사업에서 불협화음이 이는 것에 대해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행정이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군은 올해 수확 결과를 거울삼아 영농지도를 강화해 나가면 애초의 목표 수확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채사업 추진 첫해부터 삐걱거리는 불안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사진=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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