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설/칼럼 시사칼럼
[시사칼럼] 세계적인 식량위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 임덕규(부안군여성농업인센터 대표) 
  • 승인 2008.06.07 00:00
  • 댓글 0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선을 돌파했고, 국제 곡물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산 옥수수와 대두에 주로 의존하는 국내 사료가격은 1년 사이에 40% 가까이 올랐고, 밀가루 값은 최근 2년 동안 2배나 급등해서 빵, 라면, 과자, 짜장면 등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식량위기로 인한 혼란이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와 카메룬, 아이티, 세네갈 등에서는 식량폭동이 일어나고 있고, 주요 수출국들은 자국의 안정적인 식량확보를 위해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는 밀과 보리에 수출세를 도입하였고, 우크라이나는 주요 곡물에 대해 수출할당을 적용하였으며, 쎄르비아는 아예 수출을 금지하였다. 국제곡물시장은 기본적으로 가격변동이 심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생산량 중에서 불과 10~12%만이 무역량이 되기 때문이다. 1980년 이후 약 27년 동안 곡물소비량은 14억 톤 수준에서 21억 톤 수준으로 40%이상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곡물무역량은 2억 톤 수준에서 2억 5천만 톤 수준으로 고작 20%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음으로, 곡물의 주요수출국이 미국, 캐나다, 호주, 남미, 중국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가공·유통부분도 카길과 같은 초국적 농식품복합체들에 의해서 장악되어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의 경우 미국이 세계 수출량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대두의 경우, 미국이 43.5%를 수출하고 있으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까지 합친 세 나라가 전체 수출량의 90%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곡물수출이 소수 국가에 치중되다보니 이들 국가에서의 급격한 공급감소는 세계적인 식량위기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식량위기 상황에서 곡물수출국은 언제든지 문을 걸어놓을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수입국은 과잉상태에서도 수입을 제한할 수 없는 불합리한 규범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을 거대 농산물시장으로 특별대우하면서 항상 관심을 갖고 압박을 가하고 있는 미국도 국내공급이 부족하면 수출제한을 할 수 있는 수출관리법을 우루과이라운드 이전에 이미 준비해 놓았다.

게다가 부시 미 대통령의 ‘바이오연료정책’은 초국적 농식품복합체들이 옥수수를 연료용과 사료용으로 동시에 취급하는 이중적 위치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의 식량위기는 1970년대보다 훨씬 심각할 뿐만 아니라,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진다. 곡물가격이 상승해도 가격상승에 따른 공급증가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의 가격상승이 불과 1-2%의 공급증가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지구온난화를 감안하면 2020년까지 곡물수확량이 1/6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식량자급률이 28%에 불과한 한국의 입장에서 현재의 식량위기가 지속된다는 것은 큰 재앙이다. 가까스로 자급을 이루고 있는 쌀만 보더라도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기상악화, 거대한 인구를 가진 신흥공업국의 곡물 수요와 바이오에너지정책으로 인한 옥수수 수요의 급증 등을 볼 때 세계 각국은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밀가루값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협 조직과 가공업체가 우리 밀 가공식품의 가격을 인하하여 판매한다고 한다.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을 비롯한 단체급식의 식자재로 이용하고자 하는 노력,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 안전한 농산물을 우리 스스로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들이 국제 곡물시장의 휘둘림에서 벗어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런 노력들이 식량을 올바로 지켜내는 힘이 될 것이다.

임덕규(부안군여성농업인센터 대표)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