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상인회장 선거에서 57표로 당선…“이젠 단합하자”

당선증을 받는 한정희 상인회 회장.

21년 동안 상가연합회장 자리를 지켜온 한정희 씨가 다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지난달 29일에 진행된 상가연합회장 선거에서 현 회장인 한정희 씨가 남정수 씨를 불과 5표차로 누르며 ‘재집권’을 이룬 것이다. 이로써 한정희 당선자는 21년의 재임기간에 3년을 더하게 돼, 변화를 꿈꿨던 일부 상인들의 바람은 미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번 선거는 한정희 씨를 비롯해, 남정수, 김형호 씨가 가세하면서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한정희 씨를 제외한 두 후보는 한정희 회장의 ‘장기독재’를 견제하기 위해 출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관리위원들이 개표를 하는 모습.

투표는 29일 오후 3시까지 상가회 사무실에서 진행됐으며, 선거 시간이 끝나자 곧바로 개표가 이뤄졌다. 상인들은 145명의 회원 중 144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사무실 창문으로 개표과정을 지켜보는 등 선거과정 전반에 걸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만큼 21년 동안 상가회장을 고집해온 한정희 회장의 재당선 여부는 출마자들뿐만 아니라 상인회원들에게도 커다란 화두거리였다. 개표 결과, 기호 2번인 김형호 씨가 31표, 기호1번인 남정수 씨가 52표, 기호 3번인 한정희 씨가 57표를 얻음으로써 당선을 확정지었다. 무효표는 4표가 나왔다.

개표가 끝난 후 상가회 박종현 선거관리위원장은 한정희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당선증을 받은 한정희 당선자는 “선거가 끝났으니 시장 상인 모두가 화합하고 단결해 전국에서 제일가는 시장을 만들어 가자”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상인회 내 젊은 상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한정희 당선자를 턱밑까지 추격한 남정수 씨는 “20년 넘게 쌓아온 한 당선자의 관록이 만만치 않았다”며 김형호 씨와 자신에게 표가 너무 분산됐다는 점을 패인으로 꼽았다. 반면, 한 회장의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힌 김형호 씨는 “짧은 기간 동안 조직없이 홀로 뛰어 그 정도 표를 얻은 것은 성공”이라고 전했다. 결국, 한정희 당선자는 20년의 관록과 조직력을 앞세워 승리한 셈이다.

한편, 김형호 씨와 남정수 씨는 한정희 씨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단일화에 대한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단일화는 이뤄지지 못한 채 두 후보는 개별 출마했다. 단일화가 무산된 배경에 대해서는 두 후보가 의견을 달리해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한 여전히 한정희 회장의 재당선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부 상인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한정희 회장은 자신이 강조한 ‘단결’을 위해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상인회 운영에 있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 지 상인들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글·사진=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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