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식 /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지역대중운동의 새 역사를 창조한 부안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부안의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런 제 믿음은 지금까지 투쟁해온 부안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갖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부안지역의 핵폐기장 저지투쟁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거대한 투쟁의 불바람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거대하게 일어선 대중이 지치지 않고 싸우고 있는 힘은 무엇일까?’, ‘누가 핵심일까?’ 등등 대중운동을 수 십년 해 온 저에게 부안투쟁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투쟁의 현장에 함께 서 있지 않았던 제가 그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 실례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부안의 거대한 투쟁의 불바람을 만들어 낸 힘은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대중을 투쟁의 주인 주체로 세워냈던 사업작풍을 들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핵폐기장 저지투쟁의 승리를 위해 헌신적으로 움직인 활동가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대중운동을 종합예술이라고도 표현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는데 틀리지 않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변혁이란 바로 대중을 주인주체로 내세워 하나의 아름다운 종합예술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안은 지금 종합예술품을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전농은 부안투쟁에서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 다름 아닌 부안의 주민투표 전술을 2004년 쌀투쟁에 ‘쌀개방 찬반을 묻는 농민투표’라는 전술로 적극 활용한 것입니다. 똑같은 유형은 아니었지만 지역대중들의 주인의식과 참여의식을 불러일으키며 그들을 투쟁의 주체로 떨쳐 나서게 하는 데 있어서 농민총투표가 갖는 위력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모든 지역에서 일사분란하게 전개되지 못한 아쉬운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농민투표 전술을은 농민운동을 강화발전시켜가는 과정에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참으로 끈질긴 투쟁을 지침없이 전개해온 부안의 동지들이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새로운 유형의 지역신문 창간투쟁에 돌입한 것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국의 동지들이 부안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무한한 책임감과 꺾이지 않은 투쟁정신으로 ‘부안독립신문’을 당당한 지역신문으로 안착화시켜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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