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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새만금을 보면 대운하가 보인다
  • 주용기(새만금생명평화전북연대 공동집행위원장) 
  • 승인 2008.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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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1일이면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지 만 2년이 된다. 발전이라는 온갖 장밋빛 언어들 속에서 방조제가 막혔지만, 새만금갯벌의 수많은 생명들은 목숨이 경각에 달린 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다. 백합, 동죽, 바지락, 모시조게, 칠게, 길게, 집게, 농게, 방게, 밤게, 짱뚱어, 망둥어, 숭어, 전어, 주꾸미, 꽃게, 뱀장어, 도요새, 물떼새들 말이다.

이들과 함께 살아온 주민들도 생존의 터전을 잃고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을 짖고 있는 상황이다. 사막처럼 변한 갯벌은 생명을 보듬기 보다는 황사바람을 일으켜 주변에 피해를 주는 애물단지가 되어 가고 있다. 바닷물이 항상 잠겨있는 지역도 늘어나 속도가 느려진 바닷물의 흐름으로 인해 검은 죽뻘이 쌓여 조개껍질 조차 검게 변하고 있다.

만경강과 동진강의 기수역을 포함한 하구갯벌의 기능을 가진 새만금갯벌은 그동안 수많은 생명들을 잉태하고 길러왔다. 하지만 이제는 죽음의 행렬이 드리워 지고 새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시궁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이같이 죽어가는 새만금의 진실을 올바로 바라보지 않고 달콤한 장밋빛 희망을 대중들에게 내세우면서 또 다시 전대미문의 사업을 벌이려 하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새만금의 교훈을 채 알기 전에 거대한 국토개조 사업이 벌어질 태세다. 이름하야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이다. 경부운하, 영산강 운하, 금강운하, 새만금 운하, 더 나아가 북한의 압록강까지 올라가는 운하 말이다.

이들 운하는 강과 하천을 깊이 파서 모래와 자갈을 들어내고 저수호안을 시멘트로 발라 대형 인공수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그만치 2천5백톤에서 5천톤이나 되는 거대한 배를 백두대간과 정간 등 거대한 산줄기를 가로질러 넘어가게 하겠다고 한다. 거대한 배를 띄우기 위해 강물을 가로막는 무수한 댐들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강과 하천에 사는 수많은 생명들을 없애는 것은 물론 식수원 오염, 붕괴위험까지 일으키게 할 것이다.

삼면이 바다이고 철도, 고속도로가 너무나도 즐비한 나라에서 운하를 만들어 물류수송비를 아끼겠다고 하는 말을 누가 납득이나 하겠는가. 운하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깨끗한 식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하는 것을 어찌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명줄인 강에 거대한 죽임의 칼을 들이대면서 말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우리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죽어가고 있는 새만금갯벌이 한반도 대운하의 미래가 암울함을 말없이 증언해 주고 있다. 무리한 사업 강행으로 인해 ‘한반도 대망사업’이 되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이제라도 사업추진을 중단하고 강과 하천의 생명이 온전히 살 수 있도록 내버려 두길 바란다.

이제라도 새만금 방조제를 다시 터 해수유통을 확대해서 수많은 뭇 생명들이 다시 태어나고 살아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같은 결단과 노력이 있을 때만이 우리의 미래가 진정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다.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한 자 망할 것이요, 스스로를 성찰하지 못한 자 망할 것이다.

이번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새만금지역 생명순례는 2003년 봄 65일 동안 사람들의 온갖 탐욕과 어리석음, 성냄을 스스로 성찰하고, ‘새만금사업을 중단하라’고 호소하면서 진행한 삼보일배의 뜻을 이어받은 거룩한 순례길이 될 것이다. 비록 우리 모두 순례길에 동참하지 못할 지라도 생명경시, 물질지상주의를 배격하고 순례의 진정한 뜻을 깊이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주용기(새만금생명평화전북연대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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