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7개정당에게 1년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은 284억원이다. 분기마다 71억원이 지급되고 선거가 있는 해이면 선거보조금 284억여원도 선거실시 이틀 전까지 추가로 지급되고 있다. 보조금이 정당운영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니 정당원이 아닌 국민들이 정당을 키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당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모든 국민은 정당의 정치행위에 대해 일체의 주장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치를 이끌어갈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월 9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에 대해 올바른 주장을 하는 것은 납세자로서, 민주시민으로 당연한 권리인 것이다. 그래서 요즘 전개되는 각 정당의 공천과정에 우리는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통합민주당의 공천과정을 보며 매일 매일 재미있게 살고 있다. 흥분과 감동을 갖고 있다. 정당의 공천에서 이 정도로 대수술이 이루어진 적이 있는가? 어디 정치인들이 이렇게 일희일비하며 떨고 있었던 적이 있었는가?

공천장을 쥐려는 정치인들은 박재승 위원장과 박경철 간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떨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는 참으로 재미를 느끼고도 남는다. ‘박재승 할아버지, 파이팅!’을 외치는 젊은 네티즌의 응원에서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 수 있다.

‘원칙에는 예외가 없다’는 단언에 거물급 비리 정치인들이 추풍낙엽이 되었다. 이들의 반발에도 꿈쩍 않는 박위원장의 말이 바로 법전이다. “뇌물죄,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 파렴치범, 개인비리, 기타 모든 형사범을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자는 심사에서 제외한다”는 무거운 추를 갖고 있다. 지역구 공천에서 보준 원칙을 비례대표에서도 지켜나갈 것으로 굳게 믿는다.

통합민주당의 공천이 원칙을 정하고 심사에 심사를 거쳐 더디게 진행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권자들은 쾌재를 지르고 정치인들은 애가 다 타들어 갔을 것이다. 물론 1차 탈락된 신청자들이야 분을 삭히지 못하고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고통과 좌절이 얼마나 심하겠는가? 삼가 유감을 표하고 싶지만 수십년간 함량미달의 후보를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해야 했던 유권자들의 고통과 비교할 바 못되니 이를 어찌 할까?

한나라당의 공천기준이 밝혀지면서 내심 통합민주당은 이보다 더 강화된 원칙을 갖고 공천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매우 불안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선정되면서 불안은 손톱만큼의 희망을 갖게 했고 원칙을 가지고 당대표와 담판을 짓는 위원장의 비장한 모습과 발언에서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부풀었다. 솔직히 말하면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잘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걱정은 괜한 것이 되고 있다.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개혁이다’는 말을 지난 10여년 동안 들어왔다. 박위원장의 결단과 강력한 추진력은 공천개혁이 아니라 ‘공천혁명’을 주도하는 정치혁명가의 모습이다. 대부분이 아닌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관철시켜 지켜나가는 박위원장은 정치혁명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정당의 공천에서는 이보다 퇴보할 수 없을 것이다. 기준과 원칙을 보여준 정당의 공천역사를 새로 쓴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에게 ‘이것은 제외할 수 있다’가 아니라 ‘이래야 한다’는 머스트(must, 당위)를 준 것”이라고 주장한 박위원장을 보며 더욱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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