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수입의 14%가 행사관련 비용용역비만 18억원...사전선거운동 의혹

2005년 부안군 예산안이 2천12억5천만원으로 확정돼 군의회에 제출됐다. 올해 보다 75억9천975만원, 3.89% 증가한 규모로 2천억원 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방세 수입과 세외 수입 등 자체 재정은 10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방교부세 146억4천여만원, 국고보조금 58억8천여만원 등이 늘어난 덕을 봤다. 시?도비 보조금은 139억9천만원 가량 감소했다.
전체 예산규모 가운데 자체 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재정자립도는 13.2%로 올해와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와 시?도 보조금은 사용처를 분명하게 정해서 내려온 것을 감안하면 부안군이 자율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1천899억5천만원을 넘어선 일반회계 세출예산은 기능별로 일반행정 분야에 536억원, 사회개발 분야에 733억5천만원, 경제개발 분야에 591억9천만원이 투입됐다. 민방위 분야와 지원 및 기타 경비 분야에는 각각 2억8천만원과 35억1천만원이 편성됐다.
부안군이 밝힌 내년 예산안 추진방향을 살펴보면 각 분야에 대한 큰 틀을 확인할 수 있다. 김종규 군수는 지난달 25일 제안설명에서 군정추진방향을 8개항으로 압축해 발표했다.
중요 정책방향을 △빅 이벤트 축제로 군민 대화합 전기 마련 △일 잘하는 스타공무원 양성 △영상?관광산업 구축 △부안 특산물의 명품 브랜드화 △테마가 있는 도시거리 △성장동력 구축 △해양관광지로 발돋움 △군민만족 사회복지를 실현 등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이를 단순화하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즉 대형 축제를 통한 관광객 유치, 영상테마파크 등 영상과 결합한 관광, 웰빙형 관광마을 조성, 갯벌올림픽 등 해양 관광단지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종합지식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일 잘하는 공무원을 육성하고 신활력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지원받게 될 100억원으로 성장동력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회복지와 관련해서는 부안종합복지타운을 이용한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하지만 한 꺼풀을 걷어내고 속을 들여다보면 이런 청사진이 어떤 실효성을 가질 지는 의문이다.
우선 일방적인 행정주도 사업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대규모 개발비가 들어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축제의 경우 먼저 부안축제 개발용역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용역에만 1억원이 사용된다.
주민들이 반대해 지정된 장소에서 열리지 못했던 하프마라톤 대회 등이 버젓이 자리를 틀고 거기에 대통령배 게이트볼 대회, 국궁대회가 추가되면서 군에서 지원하는 체육행사만 12개에서 14개로 늘었다.
특히 각 실과에 골고루 배분돼 있는 행사와 이에 따른 지원비, 견학 등을 추산한 결과 모두 35억6천여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안군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수입 250억원의 14%에 달하는 규모다.
순수하게 세출예산에 잡혀 있는 행사지원비 항목을 보더라도 올해 예산보다 무려 728%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새롭게 시작하는 대규모 사업도 부지기수다. 신규 업무를 개시하기 이전에 전문가의 자문을 얻는 용역의 수로 이를 알 수 있다. 특히 용역비로 판단되는 연구개발의 일부 항목까지 포함할 경우 16건에 총 금액이 18억원4천546만원에 달한다.
전국적인 예산 감시단체인 함께하는시민행동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선거를 앞둔 해의 경우 행사와 대규모 시책사업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사전 선거운동 혐의가 짙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일 잘하는 스타공무원 양성과 관련해 주요 추진사업으로 제시된 종합지식관리 시스템의 경우는 전시성 예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행자부 관계자도 “시스템 도입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산분야의 예산낭비도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 전문가는 “문제가 없는 장비를 교체하고 장비 가격도 각 과마다 차이가 있는 등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한계희 기자 ghhan@ibuan.com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