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란 (하서면)
“우리가 이겼다고 해서 대회에 나왔다. 해방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부안 백지화 선언 발표에 미적거리고 있다. 부안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추진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하루 속히 확실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그리고 사태의 책임을 지고 김종규 군수는 퇴진해야 한다. 퇴진을 요구하는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니겠다. 동네 어르신들께도 계속 퇴진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동참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핵폐기장 싸움 과정에서 잃은 것이 두 가지다. 하나는 생계고 또 하나는 이웃이다. 남편이 어업에 종사하는데 생계가 위태로울 정도로 힘들었고 남자들이 너무 많이 다쳤다. 아직도 이웃간에 생각이 달라 서로 갈등하고 못잡아 먹어 으르렁 거리는 일이 생기면 마음이 아프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김종규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 김홍철(상서면)
“아직도 (핵폐기장 백지화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만일 다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살기 위해서 싸운 것이다.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그만큼 열심히 싸워 왔다. 계속 이런 추세로 간다면 김종규를 퇴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행적을 보면 김종규는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본다. 오늘을 계기로 지역에서 단체들을 다시 규합하고 정비해서 퇴진운동에 힘을 키워 나가겠다.”
■ 김영권(줄포면)
“우리가 처음 싸움을 시작할 때 이 날이 언제 올까 했었다. 막상 닥치고 보니 군민들이 그동안 고생 많이 했고 그 힘이 크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백지화를 선언하지 않으면서 흐지부지 끝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 같은 주민으로서 찬핵과 반핵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 노무현 정부도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없고 입으로만 문제 해결을 대신하려고 한다. 결국 군민의 단합된 힘으로 핵폐기장을 막아냈다. 지금 큰 문제는 김종규 군수의 사전선거운동 가능성이다. 작업장이 영광인데 군청에서 아직도 계속 주민들을 동원해 견학을 보내고 있다. 김종규가 빠져나갈 구멍을 그런 식으로 찾는 것 같다. 여기에 대해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 박성순(주산면)
“끝이다 생각하니 홀가분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일이 있다. 김종규 퇴진이 우선이다. 그 다음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행정 문제들을 철저히 알아 나가고 찾아서 해결해 나가겠다. 우리의 권리를 되찾겠다. 그리고 우리가 핵에 대해 몰랐을 때는 문제를 못 느꼈지만 알게 되면서 용납이 안됐다. 참여정부의 독단적 집행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결국 정부가 김종규와 손잡고 시골사람과 여자들을 무시하려 들었다는 생각이다. 그 과정이 주민들의 분열을 낳았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행정상의 문제를 가만히 두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핵이 위험하다는 지식도 얻었다. 옆 동네인 영광도 핵발전소 때문에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깨달았다. 앞으로 행정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찾아 나가겠다.”
■ 서봉신(위도면)
“핵폐기장 유치 시도는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낳았다. 뒤늦게나마 승리대회를 계기로 위도와 부안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의 승리는 군민의 의지가 반영된 당연한 결과이며 모든 군민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지금 가장 우려스러운 지역이 바로 위도라고 생각한다. 위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민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위도에서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면 어떠한 모략이나 중상도 불사할 각오가 돼있다. 핵폐기장이 위도 주민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군민의 문제였던 것처럼 부안군민이 뭉친다면 충분히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복원 기자 bwsuh@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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