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면(봉황리, 허파자)
“일년하고도 몇 개월이여. 그때는 막 잡아가고 그냥 때리고 찌르고, 말도 못허지. 그 고생을 했당께로. 지금 말항께 그러제. 어얼~마나 욕봤다고. 나 여그 올라고 김장할라고 준비해놓고 왔어. 정신없이 하고 왔제. 얼마나 기둘리고 바랬다고, 이런 존날을.” 말씀 도중에도 허할머니는 옆집에 사신다던 할머니(허양민)에게 “욕봤다”고 되풀이하며 서로 얼굴을 부볐다.
“꾸준히 하여튼 하늘이 무너져도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우리는 이렇게 다 나왔어. 긍께 고상했어도 이깅께 좋아, 이깅께... 김종규는 힘 못써라 인자. 우리 부안사람들 얼마나 싸나워져 부렀다고. 힘없는 농민들을 붙잡고 싸우는 넘은 아주 비겁한 넘이여. 나보다 나차운 놈과 싸우는 놈은 얼마나 비겁하요.”
할머니는 집회장에 나와 춤추는 부안군민들을 손으로 가르키며 “오늘은 모두 얼굴 꽃이 폈네, 폈어. 근디 핵폐기장(집회)에 나와서 보면 다 친척이고 형제여.”
행안면(대초리, 황인지)
“부안군청 공무원들이 가장 불쌍하다. 어떻게 되었든 처음 김종규가 부안군에 핵폐기장 부지를 정부에 신청했을 때 하나로 똘똘 뭉쳐서 일괄 사표를 내버리고 근무를 안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요. 이것을 못한 공무원들이 불쌍해요.” 핵폐기장 유치에 ‘부역’을 했던 공무원들에게 황씨는 안타까운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나는 그래요. 승리로 안 봐요. 촛불집회를 한 달에 한 번으로 늦춘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촛불시위에 나오는 사람은 나오는 사람만이 나온다. 이제 한 달에 한 번씩으로 하면 숫자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우리가 승리할 수 있겠는가?”
“대책위를 비롯하여 부안군민 모두가 고생을 엄청했다. 군민들의 뜻이 많이 반영되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경우 그렇지 않아요. 김종규가 군수직에 있는 한 핵폐기장 문제가 끝났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아요.”
김일호 기자 ilhokim@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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