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으로 인해 지상 20∼30㎞ 상공의 오존층이 파괴됨에 따라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암, 백내장 등의 질병 발생이 늘어나고 농작물 수확량이 갈수록 감소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물질은 프레온 가스로 알려진 염화불화탄소(CFC)로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로 쓰이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한 대도시가 아니라 오염 배출원이 거의 없는 남극대륙 상공에 오존층이 파괴되어 커다란 구멍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찍이 1980년대 중반 염화불화탄소에 의해 오존층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처음 발표한 미국의 모리나와 로랜드 박사는 ‘영하 90도에 육박하는 낮은 기온과 공기의 대류현상’으로 이를 설명하였답니다.

다른 지역은 온도가 높아 염화불화탄소 등 오염물질이 오존층이 있는 성층권에 도달하기 전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분해되거나 변질되어 버리지만 남극은 기온이 낮아 이곳으로 날아온 염화불화탄소가 변질되지 않고 성층권까지 도달함으로써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성층권까지 올라간 염화불화탄소에서는 염소(Cl)가 분리된 후 오존(O3)과 반응하여 일산화염소(ClO)와 산소(O2)로 변하면서 오존층을 파괴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남극의 긴 겨울 동안 생기는 성층권의 차디찬 구름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구름의 얼음 알맹이에 달라붙은 염화불화탄소가 태양에서 복사하는 자외선과 반응해 염소이온을 형성하게 되며, 이 염소이온이 오존과 부딪쳐 오존을 분해시킨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긴 겨울 동안 남극의 성층권 대기는 정체상태에 있으며, 대기 순환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오존파괴 효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문제의 염소이온을 형성하는 광반응이 일어나는 시기는 남극의 봄이 시작되는 9월과 10월경으로 태양빛이 쬐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하지만 차가운 구름이 사라지는 여름이 되면 오존 분해의 화학반응은 끝나게 됩니다. 따라서 오존 구멍이 가장 크게 뚫려있는 모습은 남극의 봄에 관측됩니다.

이와 달리 북극 상공의 기단은 아시아 및 아메리카 대륙으로 둘러싸여 대기 흐름이 복잡하고 대륙 쪽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므로 남극만큼 기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또 북극의 경우는 봄철 성층권의 구름양이 남극에 비하여 1/10 정도로 적기 때문에 오존층 파괴도 남극에 비하여 미약합니다.

대부분의 프레온 가스가 사용량이 많은 북반구에서 배출됨에도 불구하고, 북극보다 남극에서 오존 구멍이 먼저 발생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북극권에서도 작은 오존구멍들이 관측되고 있다고 합니다. <삽화=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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