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수 재선거 후보초청 토론회가 열렸다. 먼저 지난 10일 부안예술회관에서 부안 청년회의소(JCI)가 주최하고 전북 기독교방송( CBS) 등이 주관한 토론회가 지역주민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11일에는 KBS 전주총국 공개홀에서 각 후보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11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토론회는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신상문제부터 지역경제 살리기, 부안사태 치유 등 주민화합 대책, 단체장의 리더쉽, 교육과 노인문제 등 부안군의 현안과 과제를 놓고 질의응답식으로 전개됐다.


지난 11일 오전 KBS 전주총국 공개홀에서 열린 부안군수 후보초청 토론회.

핵폐기장 갈등치유책 및 지역화합, 김종규 후보에 집중 포화

김호수, “원인 제공자 결자해지 주장은 잘못…화합포럼 만들어 진상규명 추진”

김호수 후보는 “찬핵과 반핵의 진원은 분명하다”며 원인 제공자인 김종규 후보가 결자해지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후보가 지난 10일 김종규 후보를 향해 “방폐장 유치의사에 아직도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김종규 후보는 “방폐장은 미안하다”며 “미래를 이야기 하자”고 답변했다. 김후보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주민화합이라고 강조하고 ‘화합포럼’을 만들어 부안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화합책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김종규 후보도 여기에 참여해 규명되는 사실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동참할 것은 동참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수원, 주민화합과 핵폐기장 사태 뚜렷한 언급 없어

이번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강수원 후보는 자신이 한나라당의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받고 출마한 점과 행정전문가임을 강조하고 부안사태와 주민화합책에 대한 뚜렷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강봉, “김종규 후보는 근신하고 자숙해야”

민주당 이강봉 후보는 김종규 후보의 선전홍보물을 지적하며 “군민을 상대로 힘드냐, 서운하냐 라는 말보다 부안사태의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부안사태는 45명이 구속되고 120명이 불구속되었으며 집행유예 51명, 벌금형 177명을 낳은 비극적인 사태였다”며 “부안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부정적인 효과도 크다”고 주장했다. 또 당선되면 화합위원회를 구성해 부안사태 백서발간 등 진상규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규, “정부와 시민단체 모두 사과해야”

무소속 김종규 후보는 부안사태에 대한 책임이 거론될 때마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라고 말하면서도 정부와 반핵운동을 주도한 시민단체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김후보는 “정부와 환경단체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말하고 “정부는 주민의 마음을 치료하지 않은 게 잘못이고 환경단체는 사실을 왜곡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참여하는 갈등조정 위원회를 통해 군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부를 상대로 행정적 지원 등 대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석기, “군민은 화합됐는데 정치인들이 분열 조장”

무소속 이석기 후보는 군민은 화합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화합된 군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보는 지난 11일 토론회에서 김종규 후보를 향해 “불후의 명곡은 모두 옛 노래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방폐장을 찬성한 사람과 반대한 사람 모두에게 이유는 있지만 과거를 덮어 두고 가는 것은 안된다”고 공격했다.

최규환, “군민에 대한 사과 입술로만 하지 말아야”

무소속 최규환 후보는 갈등치유와 주민화합에 대한 방안을 내놓기 보다는 김종규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앞세웠다. 최후보는 “지금까지 마음에서 우러난 사과를 군민들이 받지 못했다”며 “사과를 입술로만 하지말고 군민이 느낄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너나 할 것 없이 '경제 살리겠다'

김호수, 농업-관광-새만금 연계 강조

김호수 후보는 “2005년도 750만명이던 관광객이 지금은 200만명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말하고 “천혜의 관광지인 부안을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닌 머무르는 관광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방폐장의 아픔이 있는 안면도도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며 “부안은 농업과 관광, 새만금을 연계하는 개발사업을 구체화 시켜야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수원, “농업중심 산업구조 탈피하고 제조업체 유치해야”

한나라당 강수원 후보는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인구유입이 이루어져야 하고 인구유입을 위해서는 기업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후보는 토론회에서 “집권이 확실시되는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농업위주의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규모 제조업체를 유치해 인구를 유입시켜 시승격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강봉, “종합 레저산업과 항공산업이 승부수”

민주당 이강봉 후보는 부안군이 역점을 두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와 누에특구 산업의 성과는 아직 미지수라며 변산을 기반으로 한 종합레저 타운을 건설하고 고부가 가치인 항공산업을 접목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이후보는 “핵폐기장 유치에 따른 성과로 얻게 되는 2~3천억원은 관광산업을 통해 얻게 되는 이익에 비하면 별게 아니다”라며 “친환경적인 관광 레저산업과 항공산업이 들어오면 부안경제의 미래는 밝다”고 주장했다.

김종규, 신재생에너지·누에특구 사업 등 강조

무소속 김종규 후보는 신재생 에너지와 누에산업을 통해 부안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주장을 밝혔다. 김후보는 “새만금 방조제와 변산반도 국립공원, 신재생 에너지 테마파크가 모두 5분 거리에 있다”며 “신재생 에너지 산업단지를 20만평으로 확대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뽕주와 국화차 등 2차 산업의 활성화로 지역경제를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규환, 농수산업 등 1차산업과 관광산업이 핵심

무소속 최규환 후보는 기초산업인 농수산업과 임업의 생산력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농수산물의 품질과 유통구조를 개선해 주민들의 실질소득을 늘리는 쪽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전라북도가 추진하는 서부 관광권 개발사업과 연계하여 변산반도 개발계획을 수립해 민선 2기시절의 물질적 풍요를 회복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오후 부안예술회관에서 부안 청년회의소(JCI) 주관으로 열린 부안군수 후보초청 토론회.

군수 자격 시비에 "문제 없다"

자질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각 후보는 때론 교묘하게 답을 회피하기도 하고 때론 과감하게 반론을 펼치기도 했다.

▲ 정치은퇴론 : 고령 문제에 대해 강수원 후보는 “부조리를 바로잡겠다”고, 최규환 후보는 이회창 대선 후보와 동갑임을 내세우며 “민선2기 시절로 돌려놓고 후배에게 물려주겠다”고 답했다. 또한 강후보는 과거 의회와의 충돌에서 빚어진 공무원법 위반 실형에 대해 “부정부패세력에 의해 희생된 것”이라고 답했다.

▲ 철새정치인인가 : 이강봉 후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 재임이 인재개발원장 시기와 겹친다는 지적에 대해 “경영학회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후보는 선거철에만 기웃거린다는 비판에 대해 “이번에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며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고 이석기 후보는 이에 대해 “철새가 아니라 (집으로 되돌아오는) 연어”라고 풀이했으나 오히려 이강봉 후보의 반발을 샀다. 강수원 후보 또한 열린우리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을 두고 철새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한나라당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강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것도 자질 검증의 결과라기보다는 “찬핵, 반핵 구도때문”이라고 했다.

후보 자격과 관련해 이강봉 후보에게는 주로 ‘외지인’ 혐의가 주어졌는데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장 재직 시절 부안 공무원 교육을 했음을 상시시키며 ‘부안인’임을 강조했다.

▲ 공천시비 : 통합신당 공천 결과를 놓고 김종규 후보는 ‘공천장 갈취’를, 김호수 후보는 “절대 그런 일 없음”을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김종규 후보는 김호수 후보에게 ‘김종규 당선되면 고준위 폐기물 유치’라는 소문이 유언비어임을 강조하며 김후보의 해명을 요구했고 김호수 후보는 이에 대해 “말한 적은 없으나 들어 본 적은 있다”며 유언비어 유포 의혹을 부인했다.

▲ 학력도 문제가 되나 : 이석기 후보는 학력의 열세를 만회할 방법을 묻는 질문에 대해 언론인 경험을 장점으로 들었다. 한편 이후보는 유명 대학 졸업과 대기업 부사장 경력을 가진 이강봉 후보에게 중학교 중퇴 출신인 자신과의 토론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질문했다가 이강봉 후보로부터 토론회에서 부적절한 질의라며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11일 토론회에서는 이석기 후보가 편집국장으로 있던 서림신문의 이후보 홍보 기사가 문제됐는데 이에 대해 이후보는 “오히려 너무 공정하다”며 출마 관련 기사도 고의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민감한 후보단일화, '사퇴' 공방

최초 후보단일화 논의 당사자였던 김호수, 이강봉, 최규환 후보 간에는 이미 단일화 합의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탈락자의 사퇴 여부가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10일 토론회에서 김호수 후보는 후보단일화 결과에 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후보단일화에 대한 동의가 아니라 군민화합 차원에서의 전술적인 방법”이라고 에둘러 표현했으나 11일 토론회에서는 김종규 후보도 가세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수용과 ‘사퇴’ 여부를 묻자 김후보는 “공당의 후보로서 절차가 있다”면서도 최규환 후보의 거듭된 질문에는 “주민의 뜻에 따르겠다. 승복하겠다”고 말해 단일후보 탈락시 사퇴할 것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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