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창간 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숙합니다. 지역독자들의 높은 바람과 기대에 비할 때 우리의 힘은 턱 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에 마음이 아프곤 합니다.

취재인력 부족으로 인한 정보 취합의 한계, 열악한 노동조건과 취재기자의 잦은 교체, 편집국장의 미숙한 현안 처리, 예민한 기사를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들, 편집국과 외부 기고자들과의 조율의 어려움….

그것이 편집국의 일상 풍경입니다.이런 가운데 편집국의 가장 큰 고민은 제 색깔이 아직 엷다는 것입니다.

색깔? 그렇습니다. 우리는 부안사태의 끄트머리에 ‘풀뿌리 자치’, ‘권력감시’, ‘인권고양’ 같은 무겁고도 귀중한 가치들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물론 지켜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색깔과 관련해 지난 3년동안 문제를 느낀 것은 구호와 명분에 집착해 지역사회 구석구석의 소중한 삶에 밀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엄연한 자기평가 때문입니다. 그같은 문제가 초기에는 서울의 일간지를 흉내내는 모습으로도 어떤 때는 일부 집단의 대변지로도 읽힐 소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초기의 상황은 아직도 그 여진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 사이에 신문지면에서는 사람들과 삶의 모습을 발견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그래서 부안독립신문은 이제 좀 달라져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신문은 지역에 충실해야 하고 지역주민들의 평범한 삶과 호흡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편집국에서는 이런 방향을 실천하기 위해 몇 가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나 이슈가 벌어지고 난 뒤에야 쫓아가는 보도가 아니라 사전에 충분한 토론을 하고 기획을 해 주제를 중심으로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는 방침이 그 중 하나입니다.

물론 솔직히 아직 자신은 없습니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고 삶이 있다’는 것. 그것이 창간 3주년을 맞이하는 편집국의 깃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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