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천 수해방지대책위, 국토관리청·전북도 방문…하류 하폭 확대작업 요구

지난 2일 익산지방 국토관리청을 방문해 수해방지 대책 논의를 하고 있는 고부천 수해방지대책위 임원들.

장마철이 되자 침수피해에 대한 불안감으로 밤잠을 못이루는 농민들이 있다.
이들은 고부천 주변지역인 정읍시 고부면, 영원면과 부안군 줄포면, 보안면, 주산면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로서 10여년 전부터 몇 차례 농경지와 주택이 대규모로 침수피해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민들은 고부천 수해방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단 민원과 서명, 집회 등을 해왔고 관계기관으로부터 여러 가지 약속을 받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기관끼리의 협력 부족, 우선 순위가 뒤바뀐 사업, 행정절차의 지연, 집행 예산부족 등으로 인해 아직도 사업추진이 미뤄지고 있어 올해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책위 소속 임원 10여명이 지난 2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익산청)과 전라북도를 각각 방문했다.

먼저 방문한 익산청에서 임기택 대책위원장은 채수천 하수관리과장과 만난 자리에서 “고부천 주변이 침수피해를 입은 근본 이유는 고부천 하류의 하폭이 상류지역 보다 좁기 때문”이라며 “병목현상으로 인해 물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중류지역에서 침수피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임위원장은 또 “고부천 하류 둔치에 만들어 놓은 농경지를 제거해 하폭을 넓히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해야한다”며 “오히려 고부천 상류에서 고부천으로 합류하는 소성천의 하폭을 넓히는 작업을 먼저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이제라도 소성천 개수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이전에 약속한 대로 고부천 하도 준설공사(12km)와 소성천 개수공사(8.5km)를 병행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채수천 과장은 “그동안 동진강 유역 종합치수계획이 수정 보완중이고 고부천 하천정비 기본계획이 완료되지 않아 사업추진이 미루어지고 있다”며 “가능하면 이들 계획이 늦게 확정되어 나중에 수정되더라도 기존에 있던 하천정비 기본계획을 근거로 해서 9월말까지 실시계획을 수립한 다음 고부천 하도 정비사업이 올 하반기에 앞당겨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책위측이 곧이어 전라북도 재난관리과를 방문하여 익산청이 보낸 공문을 보여주며 전라북도의 안일한 자세를 지적하자 담당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전라북도 재난관리과 하천팀 담당자는 “1992년에 수립된 하천정비기본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하천법에 의하면 10%정도의 범위내에서 하폭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시 익산청 담당자는 “전라북도가 제시한 정도로는 주민들이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없다. 그리고 하천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한 다음 하천정비를 할 수 있는 실시설계를 할 수 있다. 전라북도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익산청과 전라북도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고부천 주민들이 장마철에도 걱정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력과 조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용기 객원기자 juyk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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