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 국립극장장

수많은 주민들이 참여해서 출자 지분의 절반을 무상으로 기증함으로써 일하는 사람들을 주인으로 만든다는 취지의 ‘자발적 주식 나누기 운동’.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너무나 신선한 방식으로 언론 매체가 만들어짐은 진정 이 시대를 앞서갈 만한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고 봅니다.

지난 한 때 부안은 전 국민의 우려 깊은 시선을 받아야 했던 곳이었습니다. 핵폐기장 설치를 두고 민관이 충돌을 일으켰던 격전의 고장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여파는 사라지지 않은 채 부안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고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부안독립신문 탄생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부안독립신문은 주민들의 절실한 마음에서 생겨났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기자들도, 데스크의 필진들도, 사설의 방향도 부안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불교신자는 아닙니다만, 불경 구절 중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초심후심무유이상(初心後心無有異相). 초심과 후심은 서로 다름이 없다. 풀어서 말하자면, ‘처음에 일어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깨달음의 지경이다’라고 할 수 있겠지요.

삶의 바른 길을 위해 태어난 정론지로서의 첫 마음을 늘 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매일 같이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흐트러짐 없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그 거울은 바로 부안주민입니다. 아니, 부안독립신문을 지켜보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역신문이라는 명칭은 잊어버리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중심 언론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래서 부안의 마음으로, 부안의 시선으로, 부안의 펜으로, 시대의 공론을 당당하게 담아주시기 바랍니다.

언론개혁은 거창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언론개혁은 바로 ‘옳고 바른 얘기를 고루 퍼뜨리는 것’입니다. 부안 주민의 엄숙한 의지로 탄생된 부안독립신문. 그 힘찬 장도에 경건한 마음으로 저의 작은 기원을 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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