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선 격포 우회도로를 시공하는 K건설이 설계도면에도 없는 도로를 건설하려다 주민들의 심한 반발을 사고 있다. 격포로 진입하는 종암교차로 부근에서 인근 종암마을 회관 앞까지 관통하는 농로에 도로를 연결하려는 이 공사는 50여 미터 전방에 진입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K건설이 주민과 협의도 없이 추진하려다 빚어진 것이다.
주민들은 K건설의 의도대로 농로와 도로를 연결할 경우, 농번기에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와 농민들의 통행에 심한 불편을 주고, 그 농로가 마을 회관 앞까지 연결되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50여 미터 전방에는 격포로 나가는 간선도로가 있어 차량통행에도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지난 8월 주민들은 관할 익산 지방국토관리청에 민원서를 제출하고 “지선 건설시 K건설은 주민들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주민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K건설이 원래 도로계획처럼 지선설치 계획을 포기하고 일반 4차선 도로처럼 도로 턱과 가드레일을 설치해 달라는 것이다.
종암 마을의 김아무개씨는 “4차선 도로에서 지선을 두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은 마을에서 딱 한 명뿐이다”고 말하면서 근처 낚시 상점을 운영하는 손아무개 씨와 K건설 간의 뒷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K건설이 지선을 시공할려고 하는 곳이 손씨의 새로운 상점 건물 앞을 지나기 때문이며, 우회도로 지반공사 당시 손씨 소유 부지에서 상당 분량의 흙을 가져다 썼다는 것이다.
실제로 K건설은 2003년 10월 8일 부안군으로부터 ‘우량농지조성’을 목적으로 2003년 말까지 토석채취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 그 부지는 ‘우량농지’가 아니라 손씨의 새로운 상점이 건설 중에 있다. 손씨는 “건물의 지반공사를 할 때 부지의 수평작업을 위해서 무료로 K건설에 흙을 주었지만 지선공사를 위한 대가성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K건설 담당자도 “다수 주민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민원도 중요하다”며 설계에 없던 지선을 변경하려 했던 것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3000m2 분량의 토석을 손씨의 부지에서 채취했으나 법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종암마을 서아무개씨는 “도로가 12월 27일 준공되어 K건설은 떠나면 그 뿐이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마을 주민들 몫”이라며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준공 전에 익산 지방국토관리청에 민원을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호 기자 ilhokim@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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