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불편한 의자에서 대국치루게 하다니”

“이창호 9단이 한 바둑대회 때 앉은 불편한 의자가 네티즌들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10시간 동안 앉아 있기는 무리였다는 의견 때문인데요. 정작 돌부처 이창호는 불평 한마디 없었다는군요”‘이창호 불편한 의자에서 대국’이라는 타이틀로 보도된 한 방송사의 ‘인터넷 뉴스 Top 10’의 진원지가 지난 6일 변산면 격포리조트에서 열린 LG정유배 바둑대회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보급 기사’인 이창호 9단과 박영훈 9단이 결승전을 벌인 LG정유배 프로기전 3국을 관심있게 지켜보던 바둑 애호가들은 한국기원 사이트(www.baduk.or.kr)에 실시간 속보가 오르자 “대회 규모 치고 대국장이 형편 없다”는 원성을 쏟아냈다.‘DesoLate’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대국이 진행중이던 오후 1시경 “겉모양새가 전부는 아니지만서도 프로기사가 최선의 수를 놓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대국장이 무슨 창고에 식당의자 놓은거 같다”는 글을 올렸고, 이어 ‘왕진인’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이 “부안에서 유치했으면 준비가 철저해야지. 의자가 저게 뭐냐, 국보급 기사인 두 사범이 10시간을 앉아 있겠냐, 점심시간을 이용해 바꿔놓으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10시간이 넘게 대국장의 의자는 교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치러진 대국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이 올린 답글만도 1백건이 넘는다. 바둑애호가를 비롯한 네티즌들의 항의가 줄을 잇자 한국기원측은 지난 8일 부랴부랴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는 “본원은 당일 대국장 환경과 기물로 사용되었던 탁자, 바둑판, 의자 등 기본적인 시설이 미비하였음을 인정”하며 “부안군에는 현재 결승전 또는 도전기를 치를 만한 수준의 특급호텔이 없으며 리조트, 콘도의 시설은 호텔과 달리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밝히고 “세심한 진행과 운영으로 지역대회가 수도권 대회 못지않게 훌륭히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으로 성난 애호가들을 달랬다. ‘아마’ 대회가 열리던 지난 7일 한국기원 관계자는 바둑대회의 부안 개최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안은 한국 바둑의 선구자 조남철 선생의 고향이기에 대회를 부안에서 개최하게 됐다”며 “‘한국바둑의 메카’를 자부하는 부안군이 LG정유배 결승 3국외에도 조남철국수배 어린이 국수전과 조남철국수배 아마추어 32강 초청전을 동시에 개최하는 의욕을 보였다”고 밝혔다.그러나 바둑대회를 적극 유치했던 부안군의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0일 ‘바둑대회의 정확한 이해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군 담당자는 “LG가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였으며 부안군은 협력입니다. 대회의 모든 준비와 진행은 한국기원에서 하였음을 말씀드리고?대회에 필요한 물품의 준비와 대회장 설치는 모두 한국기원측에서 실시한 대회라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하자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더욱 분노했다. 한편 부안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LG 정유배 부안 유치 책임자 각성하라!”, “군수님 의자를 바꿔줍시다”, “동네 바둑대회보다 못하네여” 등 유감을 표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지난 11일 현재까지도 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이향미 기자 isonghm@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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