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읍 서외리 도로변 쓰레기배출장소 모습. 미수거를 시작한 지 불과 사흘만에 불법 배출한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경고장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있고, 아스팔트, 콘크리트, 영농폐기물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 / 김정민 기자
부안읍 서외리 도로변 쓰레기배출장소 모습. 미수거를 시작한 지 불과 사흘만에 불법 배출한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경고장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있고, 아스팔트, 콘크리트, 영농폐기물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 / 김정민 기자

올해 줄포 매립지 포화 예상돼
줄포환경감시단 “받아줄 수 없다”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 ‘미수거’
올바른 문화를 위한 뼈아픈 선택
잼버리대회 폐기물도 “No”

 부안군이 날로 늘어나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처단하기 위해 ‘미수거’ 방침이라는 칼을 들었다. 규격에 맞는 종량제봉투에 배출하지 않거나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혼합해 버린 것들은 청소차가 수거하지 않는다. 이는 부안군환경관리센터인 줄포매립지 포화가 코앞에 다가온 데 반해 매립할 수밖에 없는 불법 배출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막아야 하기기 때문이다.
부안군 쓰레기 발생량 증가세는 멈출 줄 모른다. 코로나 19 이후 쓰레기 발생 증가세는 더 가팔라졌다. 하루 67t에 이르는 쓰레기 중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만 23t이다. 이는 일반 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 배출하면 훨씬 줄일 수 있다. 이에 줄포 주민들로 구성된 부안군환경센터의 환경감시원들은 ‘무단 배출 쓰레기를 더는 받아줄 수 없다’며 청소차를 돌려보내기에 이르렀다.
부안군은 쓰레기를 적정배출하도록 끊임없이 주민들에게 알리고 권고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지난 26일부터 부안읍에서 기준을 지켜 버리지 않은 쓰레기는 미수거하고, 경고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미수거를 시작한 지 하루 이틀 사이 읍내 곳곳에 수거하지 않은 쓰레기들이 속속 쌓이고 있다.
다소 극단적인 방법으로 보일 수 있으나, 주민들에게 부안군이 처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부안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현재 부안군 매립지 상황과 무단투기 실태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미수거 방침을 정했다. 불편하더라도 공익을 위해 주민들이 현실을 심각하게 느끼고 보다 나은 쓰레기 투기 문화가 자리 잡을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비양심적인 쓰레기 무단 투기자를 적발하기 위한 집중 단속도 벌일 예정이다. 현재 11대의 CCTV를 무단투기가 자주 발생하는 곳에 설치해 무단투기하는 사람들 찾아 과태료를 처분할 계획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적정배출을 권고하는 현수막도 설치해 군민들이 올바른 방식으로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부안군은 현재 10개의 현수막을 제작해 28일부터 읍내 곳곳에 부착하고 10개를 추가 제작해 주 배출 장소에 걸 계획이다.
이에 따른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줄포 매립지에서 기준에 맞지 않는 쓰레기 청소차를 돌려보내는 강경책을 선택한 만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미수거는 약 5일간 계속될 예정이며, 부안군민들은 이 기간 쌓이는 무단투기 쓰레기로 인해 몸소 불편을 겪는 한편 적정배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이번에 시행한 부안읍 미수거는 다른 면 단위에도 현황을 살펴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미수거를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읍내 곳곳에는 무단투기 쓰레기가 넘치기 시작했지만, 미수거 기간을 며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해서라도 올바른 문화가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부안읍 주민 A(49) 씨는 “고작 며칠 수거 안 해봐야 양심 없는 사람들은 금방 다시 수거할 거라 생각할 거다. 한 달이 되건 몇 달이 걸리건 간에 모든 사람이 ‘쓰레기를 제대로 버려야 하는구나’ 깨닫고, 제대로 버리지 않는 지인이나 이웃을 비판하고 감시할 수 있을 만큼 의식이 성장하도록 이참에 제대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부안군은 종량제봉투에 일반 쓰레기를 담아 배출하고, 재활용 쓰레기는 일반 봉투나 마대 등에 담아 배출하면 된다. 현재 3단계에 걸쳐 수거가 진행되고 있다. 일반 쓰레기 수거 차량이 배출된 쓰레기 중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 수거하고, 섞어 버린 무단투기 쓰레기에는 경고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소각장이 없는 실정에 줄포 매립지 포화 시점이 머지않아 부안군은 특단의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3년 열릴 세계잼버리대회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일절 받지 않을 방침이다. 부안군은 지난 13일 잼버리추진단과 논의를 통해 이와 같은 입장을 전했다. 
전세계 각국에서 5만여 명이 참석하는 잼버리대회 기간 하루 60여 t의 쓰레기가 발생하리라 예상된다. 이는 부안군 전체에서 하루에 나오는 생활 쓰레기 발생량의 세배에 이른다. 소각시설이 없고, 매립지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부안군으로써는 잼버리대회 쓰레기를 받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에 잼버리추진단은 소각시설이 있는 고창과 전주 등 타 지자체와 협의하고, 여의치 않으면 사설 소각장을 이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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