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문 앞엔 무가지들이 수북히 쌓입니다. 제호도 확인하지 않고 폐지함으로 던져질 그만 그만한 신문들입니다.

이러한 신문들이 여기에 이르기까지 무참히 베어져 나간 나무와 숲, 소모되는 에너지와 여러 비용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런 연유로 나는 무슨 신문이나 잡지가 출간된다는 것을 선뜻 반기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부안독립신문을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겠지요. 어떠한 과정과, 어떠한 의지와, 어떠한 지향점을 갖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지요. 부안독립신문의 창간으로 절반의 독립은 이루어진 셈 입니다. 지금보다 더한 용기와 지혜와 인내로 남은 반을 채워 온전한 부안 독립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독립이란 홀로 서는 것입니다. 홀로 서려면 힘이 있어야 합니다. 힘은 합할수록 커 집니다. 큰 힘을 이루려면 알아야 하고 뜻이 통해야 합니다.

알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고 사랑하지 못하면 지킬 수 없다 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고 판단의 자료를 제공하고 공감과 결의와 의지를 이끌어 내는 데 신문만한 것이 있겠습니까?

부안독립신문은 잘못된 정보, 잘못된 지식, 잘못된 권력, 잘못된 정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성숙한 지혜와 판단과 용기를 길러줌으로써 부안 독립의 길잡이가 되고 디딤돌이 되리라 믿습니다.

또 이 신문은 개발과 발전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 독립, 정신의 자주성을 회복하는 데 앞장 서줄 것을 기대합니다. 중앙기관 몇 개가 이전되고 몇 천억의 특별예산이 지원되어 금방 부자 부안이 될 터인데 외부 불순세력의 선동에 넘어가 굴러 들어온 복을 차버리는 꼴이라고 야단법석이지만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후손들이 길이길이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부안독립신문은 인간이 참으로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부안이 정말 아름다운 고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일깨우는 신문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 시대 우리가 지향할 최고의 가치는 생명이고 평화입니다. 지난 세기 물질문명이 가져다준 폐해를 되돌아보고 물질의 노예로 전락해가는 인간정신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자연을 ‘이용과 정복’의 대상으로만 보는 도구적 자연관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을 가질 수 없습니다. 미래는 분명 거창하고 화려하고 떠들썩한 것보다는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고, 담백하면서도 우아하고 내향적인 문화를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부안 사람들에게서는 부안의 자연이 갖는 영성의 향기가 있고 신념과 끈기가 있다는 것을 늘 확인하게 됩니다. 부안독립신문이 부안의 진정한 행복을 가져오고 우리의 미래를 희망으로 열어가는 길라잡이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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